"울산-KBO 감사합니다! 평생 잊지 못할 경험" 12G 무패 美 우승팀도, 끝내 준우승한 웨일즈도 마지막엔 감사부터 전했다

울산=김동윤 기자
2026.11.01 08:18
미국 독립리그 연합팀인 롱비치 코스트가 울산 문수야구장에서 열린 2026 울산-KBO 폴리그 결승전에서 울산 웨일즈를 6-2로 꺾고 12경기 무패 우승을 차지했다. 돈 와카마쓰 감독과 수훈선수 쿠퍼 베스트 등 롱비치 선수단은 한국에서의 경험과 KBO의 지원에 깊은 감사를 표했다. 창단 첫해 퓨처스리그 남부리그 1위와 챔피언결정전 준우승을 기록했던 울산 웨일즈는 이번 대회에서도 준우승을 거두며 시즌을 마무리했다.
미국 독립리그 연합팀 롱비치의 돈 와카마츠 감독(왼쪽 두 번째)이 10월 31일 울산 문수야구장에서 열린 2026 울산-KBO 가을리그 결승전이 끝난 후 울산 웨일즈 장원진 감독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사진=김동윤 기자
미국 롱비치 선수단이 10월 31일 울산 문수야구장에서 열린 2026 울산-KBO 가을리그 결승전에서 우승 세리머니를 했다. /사진=김동윤 기자

12경기 무패 우승을 차지한 미국 독립리그 연합팀도, 창단 첫해 두 차례 준우승에 머문 울산 시민구단도 마지막에는 고마움을 이야기했다. 승패는 갈렸지만, 2026 울산-KBO 폴리그(Fall League)에 참가한 선수들과 지도자들에게 한국에서 보낸 시간은 특별한 기억으로 남았다.

돈 와카마쓰(63) 감독이 이끄는 롱비치 코스트는 지난 31일 울산 문수야구장에서 열린 울산 웨일즈와 결승전에서 6-2로 승리했다. 예선 8승 2무에 이어 준결승과 결승까지 승리하면서 12경기 무패(10승 2무)로 정상에 올랐다.

애초 참가 예정이었던 멕시코 팀의 불참으로 뒤늦게 한국행이 결정된 롱비치는 미국 여러 독립리그 구단의 선수들로 꾸려진 연합팀이다. 한국행 비행기에 오르기 전까지 함께 훈련할 기회조차 없었지만, 첫 출전부터 무패 우승을 달성했다.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최초의 아시아계 미국인 감독 출신인 와카마쓰는 결승전을 마치고 "한국에 와서 울산과 KBO가 우리를 얼마나 잘 챙겨줬는지 모르겠다. 정말 놀라웠다. 우리 선수들이 야구를 경험하기에 이보다 더 좋은 환경은 바랄 수 없었다"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이어 "오랫동안 야구계에 몸담았지만, 한 번도 패하지 않고 우승한 경험은 없었다"며 "서로 다른 팀에서 뛰던 선수들이 한국행 비행기에 함께 올라 여기까지 왔다. 선수들에게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이 될 것이다. 꼭 다시 초청받고 싶다"고 밝혔다.

미국 롱비치의 쿠퍼 베스트가 10월 31일 울산 문수야구장에서 열린 2026 울산-KBO 가을리그 결승전에서 스타뉴스와 인터뷰에 응했다. /사진=김동윤 기자
미국 롱비치의 쿠바 베스가 10월 31일 울산 문수야구장에서 열린 2026 울산-KBO 가을리그 대회 MVP를 수상했다. /사진=김동윤 기자

결승전 수훈선수 쿠퍼 베스트(22)도 같은 마음이었다. 베스트는 이날 4타수 2안타(1홈런) 2타점으로 활약했다. 4회말 동점 3루타와 7회말 동점 솔로포로 롱비치의 역전 우승에 결정적인 발판을 마련했다. 베스트는 "한국에 오기 전부터 KBO 리그의 수준과 한국 야구에 대한 존중을 알고 있어서 기대가 컸다. 그런데 직접 경험해 보니 그 기대를 훨씬 뛰어넘었다"고 말했다.

특히 야구장 밖의 경험도 잊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베스트는 "음식과 사람들, 야구, 우리가 관람했던 포스트시즌 경기까지 모든 것이 정말 좋았다"며 "한국은 미국에서 굉장히 먼 나라인데, 내가 이곳에 올 것이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 한국에서 보낸 모든 순간을 평생 기억할 것 같다"고 강조했다.

결승전에서 7회말 2사에서 역전 적시 2루타를 터트리고 대회 MVP를 수상한 쿠바 베스(29)도 "우리를 이곳에 초청해 준 KBO에 감사하다. 좋은 동료들과 함께 야구할 수 있어서 정말 즐거웠다"고 소감을 밝혔다.

대회가 끝난 후에도 끝까지 최선을 다한 서로를 향한 존중과 배려도 돋보였다. 와카마쓰 감독은 시상식 행사가 모두 끝난 뒤에도 울산 웨일즈 장원진(57) 감독과 선수단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기 위해 울산 웨일즈의 시즌 마지막 경기 행사를 기다렸다. 장원진 감독 역시 축하 인사를 영어로 전하며 화답하고 재회를 바랐다.

울산 웨일즈의 도전도 값졌다. 올해 창단한 울산은 처음 참가한 KBO 퓨처스리그에서 남부리그 1위에 올랐고, 챔피언결정전 준우승에 이어 이번 폴리그에서도 결승까지 진출했다. 프로에서 방출되거나 신인드래프트에서 지명받지 못했던 선수들이 모여 첫해부터 두 차례 준우승을 이룬 것이다.

울산 웨일즈 장원진 감독이 10월 31일 울산 문수야구장에서 열린 2026 울산-KBO 가을리그 결승전에서 울산 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사진=김동윤 기자
울산 야구팬이 10월 31일 울산 문수야구장에서 열린 2026 울산-KBO 가을리그 결승전이 끝난 후에도 경기장을 떠나지 않고 시상식까지 지켜봤다. /사진=김동윤 기자

장원진 울산 감독은 "처음에는 올 시즌이 정말 힘들 것이라고 생각했다. 선수 구성상 약한 전력으로 출발했는데 선수들이 이렇게 결승까지 올라와 줬다"며 "울산에 오기까지 아픔을 겪었던 선수들이 여기에서 자신들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정말 고맙고 대견하다"고 돌아봤다.

홈팬들에게도 각별한 감사의 뜻을 전했다. 장 감독은 "1년 동안 정말 감사했다. 우리가 너무 과분한 사랑을 받은 것 같다"며 "그 사랑에 걸맞게 결승에서도 이겼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해 죄송하다. 내년에는 더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장 감독에 따르면 올해 울산 홈 경기에는 7만 명이 넘는 관중이 찾아왔다. 많은 관중 앞에서 뛸 기회가 적었던 선수들에게도 새로운 경험이었다. 그는 이번 가을리그의 의미에 대해서도 "정규시즌에 경기를 많이 뛰지 못했던 선수들에게 실전 경험을 쌓을 기회가 됐다. 미국처럼 평소 만나기 어려운 팀의 수준 높은 투수들을 직접 상대하면서 다른 야구 문화를 배울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시민구단이 제공하는 새로운 기회도 강조했다. 장 감독은 "우리나라에서는 대학을 졸업하거나 기존 구단에서 나오면 야구를 계속할 곳이 많지 않다. 울산과 같은 팀이 더 많이 생긴다면 선수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줄 수 있고 지역 야구의 저변도 넓어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내년 대회에 대한 제안도 남겼다. 장 감독은 "올해는 정규시즌 종료 후 폴리그까지 공백이 조금 있었다. 개최 시기를 앞당긴다면 날씨가 더 좋은 환경에서 선수들이 경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