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경기 다 나갈 준비가 돼 있다."
3년 전 한국시리즈(KS)에서 뼈아픈 홈런을 허용했던 KT 위즈 마무리 박영현(23)이 다시 찾아온 우승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이강철(60) KT 감독이 한국시리즈 최우수선수(MVP) 후보로 지목한 데 이어 박영현 역시 전 경기 등판까지 불사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박영현은 3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릴 삼성 라이온즈와 2026 신한 SOL KBO 한국시리즈(7전 4선승제) 1차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감독님께서 7경기 다 나갈 거라고 말씀하셨다. 나도 항상 그런 마음가짐으로 준비하고 있었다. 감독님께서 그런 말을 해주셔서 잘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KT는 올해 정규시즌 90승 5무 49패(승률 0.647)로 창단 첫 90승과 함께 1위를 차지했다. 2021년 창단 첫 통합우승 이후 5년 만의 정상 탈환을 노린다. 지난달 12일 정규시즌 최종전 이후 약 3주간 휴식과 연습경기를 병행하며 한국시리즈를 준비했다.
반면 삼성은 83승 3무 58패(승률 0.589)로 정규시즌 2위에 오른 뒤 KIA 타이거즈와 플레이오프(PO)에서 5차전까지 가는 접전 끝에 3승 2패로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2014년 이후 12년 만의 우승 도전이다.
정규시즌 상대 전적은 삼성의 9승 7패 우위였다. 그러나 KT가 마지막 네 차례 맞대결을 모두 승리했다. 박영현은 "이번 시리즈에서는 상대 전적은 의미가 없을 것 같다. 모든 걸 쏟아붓고 어느 팀이 더 잘하느냐의 싸움"이라고 자신했다.
그 자신감에는 확실한 근거가 있다. 박영현은 올해 56경기에서 7승 무패 30세이브 평균자책점 2.48을 기록했다. 61⅔이닝 동안 삼진 65개를 잡아내며 2년 연속 30세이브를 달성했다. 특히 삼성전에서는 6경기 5세이브 평균자책점 1.69, 5⅓이닝 3피안타 8탈삼진 1실점으로 강했다. 정규시즌 19차례 멀티이닝 등판도 소화했다.
이강철 감독은 전날(2일) 미디어데이에서 "박영현이 4세이브로 MVP를 가져갔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역대 한국시리즈에서 1차전 승리 팀이 우승한 사례는 42차례 중 31차례로 73.8%에 달한다. 첫판부터 박영현의 역할이 중요한 이유다.
특히 2023년 LG와 한국시리즈 2차전은 여전히 아픈 기억이다. KT가 4-3으로 앞선 8회말 박영현은 박동원에게 역전 투런포를 맞았다. 결국 KT는 4-5로 패했고, 1승 1패에서 내리 3연패를 당하며 준우승에 그쳤다. 당시 박영현은 한국시리즈 4경기 1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4.91을 기록했다.
박영현은 "그때는 마무리도 아니었고 멋도 모르고 야구할 때였다. 중요한 홈런을 맞고 졌던 기억이 있다. 그 안 좋은 기억을 다 버리고 이번 한국시리즈에 모든 걸 쏟겠다"고 힘줘 말했다.
우승을 확정하는 마지막 순간도 꿈꾸고 있다. 박영현은 "상상은 정말 많이 한다. 세리머니는 나오는 대로 할 것 같다. 얼마나 설레고 재미있을지 감도 안 온다"며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