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죽하면 사령탑이 자신의 선수 시절 얘기까지 꺼냈을까.
박진만(50) 삼성 라이온즈 감독은 지난 4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와 2026 KBO리그 한국시리즈 2차전을 마친 뒤 1루수 디아즈(30·삼성)에 관한 질문에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이날 디아즈는 공격에서는 4안타 2타점에 결승 득점까지 올리며 팀의 3-2 승리에 크게 기여했다. 그러나 수비가 문제였다. 자신의 적시타로 2-1로 앞선 채 맞은 연장 10회말 1사 1, 2루에서 상대 힐리어드의 땅볼을 잡은 뒤 2루로 던지려다 떨어뜨리고 말았다.
그 사이 모든 주자가 살아 삼성은 만루 위기를 몰렸다. 이어 투수 원태인이 김현수에게 밀어내기 볼넷을 내줘 끝내 2-2 동점을 허용했다.
박진만 감독은 "오늘 벤치에서 카메라가 안 비추는 상황에서 한숨을 너무 많이 쉬었다"며 "디아즈가 경기 끝난 뒤 90도로 인사를 하더라. 그만큼 결정적인 순간에 에러를 했다는 걸 본인도 알고 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이어 "이전 이닝에서는 수비가 좋았다. 하지마 어려운 타구는 잘 잡는데 쉬운 타구에서 자꾸 실책이 나오니까 투수들이 힘들어 한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날 경기만이 아니었다. 앞서 KIA 타이거즈와 플레이오프(PO)에서도 디아즈는 총 3개의 실책을 범해 2024년(1개)과 2025년(1개)을 포함해 역대 PO 개인 통산 최다 실책 타이(5개)라는 불명예 기록을 세웠다. 이에 박진만 감독은 지난 1일 PO 5차전을 앞두고 '선수 여러분, 타구가 개떡같이 와도 찰떡같이 잡읍시다'라는 문구가 적힌 떡을 선수단에 돌리기도 했다.
선수 시절 '명유격수'로 활약한 박 감독은 자신의 경험까지 돌아보며 디아즈의 분발을 촉구했다. 그는 "저도 예전에 유격수로 선수 생활을 할 때 파인 플레이보다는 (타구를) 안전하게 처리해 주는 게 투수한테 훨씬 도움이 된다고 생각했다"며 "그런 점에서 디아즈가 조금 더 기본기에 입각한 수비를 해 줬으면 좋겠고 앞으로 수비 코치한테 이야기를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디아즈 또한 자신의 실책에 대해 반성의 마음을 밝혔다. 그는 이날 경기 후 공식 인터뷰에서 "중요한 순간 실책을 저질러 팀을 패배 직전까지 몰고 갔다. 너무 죄책감이 컸다"며 "경기가 끝나자마자 박진만 감독님께 찾아가 90도로 고개 숙여 사과 드렸다. 불펜 투수들이 끝까지 버텨줘 이길 수 있었다. 이겨서 정말 다행"이라고 동료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