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고했다는 말 들을 자격도 없다"... 수원 강등 비극→승격까지 함께한 '성골 유스' 이상민의 '뭉클 진심' [수원 현장]

수원=박건도 기자
입력 2026.11.09 06:31 수정 2026.11.09 06:31
수원 삼성의 유스 출신 수비수 이상민이 용인FC와의 경기에서 승리하며 K리그1 승격을 확정한 뒤 강등 당시의 아픔과 승격의 소회를 밝혔다. 이상민은 이날 경기 중 햄스트링 부상으로 교체되었으나 팀은 두비츠카스와 르본의 골로 2-0 완승을 거두며 다이렉트 승격을 확정했다. 그는 과거 강등의 책임을 느끼며 팬들에게 죄송한 마음을 전하는 동시에 내년 시즌 K리그1에서 수원의 위상을 되찾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용인FC와 경기가 끝난 뒤 믹스드존에서 만난 수원 삼성 이상민. /사진=박건도 기자

유스 출신으로 산전수전을 다 겪었다. 어느새 수원 삼성 10년차가 됐다는 성골 수비수 이상민(22)이 강등의 눈물을 이겨내고 K리그1 승격을 합작한 벅찬 소감을 전했다.

이상민은 8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용인FC와 하나은행 K리그2 2026 32라운드 홈경기에 선발 출전했지만, 전반 30분 허벅지 통증으로 이준재와 교체됐다. 팀은 두비츠카스와 르본의 연속골을 앞세워 2-0 완승을 거두며 다이렉트 승격을 확정했다.

경기 후 믹스드존에서 만난 이상민은 뜻하지 않은 부상 교체에 대해 미안함을 표하면서 강등 아픔을 딛고 3년 만에 원래 자리를 되찾은 수원의 승격에 벅찬 소회를 전했다.

이상민은 "몸보다 마음이 너무 좋지 않다"며 "갑자기 빠지면서 팀원들과 당황하셨을 코칭스태프, 감독님, 급하게 들어간 준재 형한테 너무 죄송하다. 죄송하다는 말씀밖에 드릴 말이 없다"고 입을 뗐다.

부상 부위에 대해서는 "오른쪽 햄스트링이다. 대구전 때 왼쪽 앞 근육 쪽에 통증이 생겼었는데, 참고 뛰다 무리가 온 것 같다"며 "(홍)정호 형만 해도 시즌 아웃이라 불러도 무방할 만큼 몸 상태가 안 좋은데도 엔트리에 들어와 끝까지 뛰어주신다. 모든 선수가 아픔을 참고 뛰고 있기에 나 역시 당연히 뛰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수원 삼성 선수단이 8일 오후 2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2 2026 32라운드에서 승격을 확정한 뒤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매탄고 출신으로 유스 시절부터 수원과 함께한 이상민에게 이번 승격은 남다른 감회로 다가왔다. 그도 그럴 것이 이상민은 2023시즌 강등 당시의 아픔을 오롯이 겪은 멤버다. 2023시즌 울산과 첫 맞대결 당시 페널티킥을 허용하며 2-3 패배의 빌미를 준 뒤 그라운드에서 뜨거운 눈물을 훔쳤고, 팀이 최하위로 추락해 강등되던 순간에도 시즌 막판 부상으로 3개월간 전력에서 이탈해 지켜봐야만 했다.

이상민은 "3년 전 강등되던 순간의 공기와 분위기는 아직도 꿈만 같고 믿기지 않는다"며 "그때는 솔직히 한 경기 이기는 게 꿈인가 싶을 정도로 어려웠고, 패배에 익숙해져 내 자신이 한없이 작아졌었다. 내 생일 전날 비 맞으며 치른 인천 원정 FA컵 경기에서 패한 뒤 욕설 섞인 응원가까지 들었을 때를 생각하면 마음을 말로 표현할 수 없다"고 털어놓았다.

이정효 수원 삼성 감독이 8일 오후 2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2 2026 32라운드 용인FC전 승리와 함께 승격이 확정되자 두 팔을 치켜세우고 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이어 "올해는 정반대로 꿈같은 한 해였다. 이정효 감독님과 코칭스태프, 정호 형, (고)승범 형 같은 든든한 고참들과 최고의 동료들을 만났다"며 "지난 3년간 팬분들이 가장 큰 수모를 겪으셨고 자존심도 많이 상하셨을 텐데, 팀원들 덕분에 오늘 하루만큼은 상처가 조금이나마 치유됐으면 좋겠다. 강등 당시 일원이었던 나는 수고했다는 말 한마디조차 들을 자격이 없다고 생각한다. 팀원들에게 고맙고 팬들에게 죄송할 뿐"이라고 덧붙였다.

수원의 무게감을 견뎌내는 법에 대해서도 솔직한 생각을 전했다. 이상민은 "수원이라는 팀에 오면 이 엠블럼의 무게를 견뎌내야 한다. 팬들의 열렬한 응원에 걸맞은 선수가 되는 것은 당연한 의무"라며 "부담을 언제 떨치고 죄송한 마음을 감사함으로 언제 바꾸느냐의 차이다. 좋은 활약으로 팬들에게 죄송함 대신 감사함만 느끼게 해드려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내년 시즌 K리그1 무대 복귀에 대해 이상민은 "원래 있어야 할 당연한 자리로 돌아가는 것"이라며 "올 시즌 K리그2에서 증명해 온 경기력과 결과를 그대로 이어가겠다. 수원이라는 팀은 예전의 위상을 완전히 되찾을 것이고, 더 강해질 것이라 확신한다. 앞으로 팬분들께 오직 감사하다는 말만 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정효 수원 삼성 감독이 8일 오후 2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2 2026 32라운드 경기를 바라보고 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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