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티아이, 中 BOE 협력사 대장株로 부상

반준환 기자
2015.09.24 06:00

반도체 장비업체인 에스티아이가 중국 최대 디스플레이 패널업체인 BOE의 투자 확대에 따른 대표 수혜주로 부각되고 있다. 실제로 BOE는 최근 TFT-LCD(초박막액정표시장치),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투자확대를 위해 에스티아이를 비롯해 AP시스템, 원익IPS 등 장비업체들에 합작사 설립, 지분투자 제안 등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2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BOE는 올 12월 초 300억 위안(한화 약 5조원)을 투자한 10.5세대 LCD 생산라인을 착공할 예정이다.

이번 프로젝트 기간은 총 30개월이며 2018년 하반기 양산단계 진입이 목표인데, 장비수주가 원활해지면 시기를 더욱 앞당긴다는 게 BOE의 계획이다. 이를 위해 접촉대상으로 삼은 게 한국 장비업체들이다.

중국이 지난 7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세계무역기구(WTO) 전체회의에서 보인 행보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 회의에선 정보기술협정(ITA)과 관련해 무관세를 적용할 IT품목 201개가 정해졌는데, LCD와 OLED는 중국의 반대로 대상에서 제외됐다.

이는 대대적인 투자가 진행되고 있는 중국 디스플레이 산업을 보호하기 위한 고육책이다. 중국이 아닌 곳에서 생산되는 LCD와 OLED에 관세를 매기면 자국 상품의 가격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다. 그만큼 산업육성에 대한 의지가 강하다는 얘기다.

양석모 유안타증권 애널리스트는 "BOE의 10.5세대라인은 65인치 이상의 초대형 패널 양산에 최적화돼 있다"며 "중국 소비자들의 TV수요가 대형화로 빠르게 진행되면서 BOE가 시장지배력 강화를 위해 선제투자에 나선 것"이라고 말했다.

BOE와 수주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업체는 상당수에 달하는데 이 중 에스티아이가 가장 빠른 성과를 낼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양 애널리스트는 "BOE는 계열사 시니화를 중심으로 국내업체들과 접촉을 하고 있는데 OLED 증착, 검사장비 업체에 주로 제안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 가운데 에스티아이가 조만간 BOE와 협력을 시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에스티아이는 1997년 성도이엔지에서 분사한 반도체 장비 전문기업이다. LCD 및 OLED 등의 공정에 화학물을 공급하는 CDS장비와 세정 및 식각을 하는 습식장비를 주력으로 한다. 지난해 기준 두 장비가 전체 매출에서 차지한 비중은 각각 89%, 9%다.

에스티아이는 글로벌 CDS 장비 점유율의 40%를 차지하는 독보적인 지위를 갖고 있다. 주요 납품사는 삼성전자, 하이닉스, LG디스플레이, BOE, 대만, AUO, CHI MEI 등이다.

유안타증권은 올해 3분기에스티아이의 매출액이 전년 동기대비 50% 넘게 증가한 450억원으로 예상했다. 영업이익은 160% 증가한 45억원으로 전망했다.

올해 연간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각각 10%, 46% 늘어난 1337억원, 127억원을 제시했다. 여기에 BOE의 수주가 공개되면 내년 매출과 영업이익이 비약적으로 커질 가능성이 있다.

최근 급락장에서 기관투자자들이 에스티아이를 집중 매수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 해석된다. 이들은 7월말부터 이날까지 장내에서 에스티아이 주식을 53만주 가량 순매수했다.

에스티아이와 함께 BOE의 접촉이 있었다는 다른 업체들의 경우 생산능력 부족과 함께 국내 주요 거래처들과의 관계 등 문제가 있어 진척이 다소 더딘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업계 관계자는 "국내 장비업체들은 생산능력 뿐 아니라 기존 거래처를 유지하면서 판매채널을 넓힐 능력이 있는 곳이 많지 않다"며 "에스티아이의 경우 기술력이 뛰어나고 글로벌 점유율도 상당한 터라 이런 제약이 비교적 없는 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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