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LS 발행량 급감에 HSCEI 재등장

정인지 기자
2015.10.01 03:29

금감원 자제 권고에도 불구, 한달도 안돼 발행 재개

증권사들이 홍콩 항셍 중국기업지수(HSCEI)를 기초자산으로 한 주가연계증권(ELS) 발행을 재개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최근 홍콩 증시 급락과 HSCEI에 대한 쏠림현상으로 HSCEI 활용을 자제할 것을 권고했지만 이미 HSCEI가 바닥권으로 떨어진데다 ELS시장이 크게 위축되자 주요 증권사가 발행 재개로 돌아섰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 KDB대우증권, 한국투자증권 등은 현재 HSCEI를 기초자산으로 한 공모 ELS 청약을 진행하고 있다. HSCEI는 올해 1만4900선에서 9000선으로 급락하면서 이를 기초자산으로 한 ELS의 녹인(손실구간 진입) 우려가 불거졌다. 증권사들은 특정 지수에 대한 투자가 과도하다는 금감원의 권고를 받아들여 지난 9월초 HSCEI를 기초자산으로 한 ELS 발행을 잠정 중단했다.

/그래픽=김지영 디자이너

HSCEI가 기초자산에서 사라지자 ELS시장은 급격히 쪼그라들었다. 지난 9월 ELS 발행금액(29일 기준)은 3조2121억원으로 전월 6조463억원 대비 반토막이 났다. 월별 ELS 발행금액이 3조원대로 떨어진 것은 2013년 11월 이래 2년만에 처음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HSCEI 대신 일본 닛케이225지수 등을 기초자산으로 활용하고 있지만 HSCEI에 비해 배당수익률이 낮아 ELS 수익률 역시 1~2%포인트 낮게 제시하고 있다"며 "투자자들의 요청이 이어져 HSCEI를 기초자산으로 한 ELS 발행을 재개했다"고 말했다.

다만 HSCEI를 기초자산으로 한 ELS의 발행량은 이전의 절반 수준으로 줄였다. 또 ELS를 자체 운용하기보다 외국계 증권사가 발행한 ELS를 받아 판매하는 방식이 선호되고 있다. 이 경우 국내 증권사는 ELS 판매 중계만 맡기 때문에 운용 손실과 무관하다.

HSCEI가 재등장해도 ELS시장 전체에 미치는 영향이 크진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홍콩 증시 급락으로 ELS 조기상환이 늦어지면서 투자자들의 재투자 여력이 줄었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9월 ELS 조기상환 금액은 1조2826억원으로 전달 3조8235억원 대비 절반 이상 감소했다. 조기상환은 보통 6개월마다 돌아온다. 지난 3월 ELS 발행량이 10조2978억원으로 사상 두번째로 많은 금액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대부분의 자금이 지난 9월에 조기상환되지 못하고 묶인 것으로 보인다. HSCEI는 지난 6월까지 높은 수준에 머물러 4~6월에 ELS에 가입한 금액도 조기상환돼 재투자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

아직은 HSCEI를 보수적으로 바라보는 증권사들도 있다. 삼성증권, 하나금융투자 등은 현재 HSCEI를 기초자산으로 한 공모 ELS의 발행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최근에는 일본 증시의 변동성이 높아져 닛케이225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한 ELS 수익률도 높은 편"이라며 "HSCEI가 많이 낮아지긴 했지만 ELS 녹인이 증시 폭락을 부르는 사태도 염두에 두고 있어 당분간 관련 ELS를 발행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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