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박부품회사케이에스피가 소송전에 돌입하면서 회생절차가 지연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법정관리중인 케이에스피는 회생계획안 인가에 따라 M&A(인수합병)를 진행해야 하지만 소송이 발발하면서 발목을 잡힌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케이에스피는 지난 22일 강덕수 전 STX그룹 회장 등을 사기 혐의로 형사고소한 데 이어 향후 손해배상 청구를 위한 민사소송을 검토중이라고 23일 밝혔다.
케이에스피는 2014년 1월 8일 STX중공(무순)유한공사, 주식회사 STX와 3자 간 투자계약서를 체결한 뒤 STX중공유한공사에 250억원을 대출하는 방식으로 투자금을 송금했지만 해당 대출 상환에 대한 담보를 제공받지 못해 투자금액 전체가 손실로 이어졌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강 전 대표와 이기연 무순중흥중공유한공사 전 대표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에 관한 법률위반 혐의로 고소했다. 이와 별도로 류흥목 전 케이에스피 대표를 상대로 510억원 규모의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케이에스피 관계자는 "케이에스피를 거래정지에 이르게 한 지난해 11월의 대규모 손상차손이 발생한 이유 중 하나가 STX중공유한공사에 대한 투자"라며 "회사에 손해를 끼친 이들에게 책임을 묻기 위해 법원의 허가를 받아 소송을 제기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향후 강덕수 전 대표 등을 대상으로 추가적인 손해배상청구도 법률자문과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일각에선 소송으로 인한 불확실성 확대와 이로 인한 M&A 지연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케이에스피는 지난 2월 제3자 매각 등을 내용으로 한 회생계획 인가를 받았다. 인가 직후 M&A를 추진하고 새 주인을 맞아 법정관리를 졸업한다는 내용이다.
다만 관할 재판부의 담당판사 교체로 인해 업무 파악 차원에서 인가 직후 M&A 절차가 지연됐고, 최근 소송전이 벌어지면서 M&A 추진에 제동이 걸렸다. 지난 2월까지 완료하기로 한 M&A 추진계획서 법원 제출도 실행하지 못한 상황이다. 회생계획안에는 이달까지 매각주간사 선정을 완료하기로 돼 있지만 매각주간사 선정평가표조차 만들지 못했다. 잇따른 소송 제기로 잠재적 인수 후보자 측에서도 판결 결과가 확정되기 전까지 부담을 느낄 수 있다.
또 전 대표이사의 '횡령배임 혐의 발생' 공시를 통해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사유가 추가되면서 거래재개를 기대하는 주주들의 고민은 더욱 깊어졌다. 케이에스피 한 주주는 "회생계획안이 인가된 뒤 M&A를 통한 회사의 정상화와 거래재개를 목빠지게 기다리고 있다"며 "최근 벌어진 일들을 보면서 어떤 상황인지 파악도 못한채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고 토로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주주와 투자자들이 바라는 건 적극적인 M&A 절차를 통해 건전한 제3자를 회사의 새 주인으로 맞이하고 하루빨리 회생에 나서는 것"이라며 "향후 손해배상을 청구하고 판결에서 승소한다고 하더라도 현재 피고인들의 재정 상태를 감안하면 돈을 받아낼 수 있을지도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유암코 등 케이에스피 채권자들도 회사의 회생에 별다른 노력을 하지 않고 있는 점도 유감"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케이에스피 관계자는 "지난해 대규모 손상차손이 발생했을 때부터 이어진 절차로, 회사의 손실을 그대로 두고 볼 수 없어 소송을 제기한 것"이라며 "현재 M&A 절차가 다소 늦어지고 있지만 회사의 영업 상황은 정상적으로 돌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적극적으로 M&A를 추진한다는 기존 계획에는 변함이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