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롬 파월은 시장이 원하는 모든 걸 줬다"(CNBC)
미국 중앙은행이 사실상 '비둘기'(통화완화주의자)로의 변신을 선언했다. 정책금리를 동결했을 뿐 아니라 앞으로 금리인상을 자제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증시는 급등으로 화답했다.
◇연준 금리동결· · ·"인내심 가질 것"
30일(현지시간)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일 대비 434.90포인트(1.77%) 급등한 2만5014.86으로 거래를 마쳤다. 항공주 보잉이 실적 호조에 힘입어 6% 오르며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S&P(스탠다드앤푸어스) 500지수도 41.05포인트(1.55%) 오르며 2681.05로 장을 마감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 역시 7183.08로 전일에 비해 154.79포인트(2.20%) 뛰었다.
대형 기술주 그룹인 'FAANG'(페이스북·아마존 · 애플 · 넷플릭스 · 알파벳) 종목들이 일제히 상승했다. 애플은 7% 뛰었고, 페이스북과 아마존은 4%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미 연방준비제도(연준)의 발표가 이날 미 증시 급등의 사실상 모든 것을 설명한다. 연준은 이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통해 정책금리를 2.25~2.5%로 동결했다. 더 나아가 연준은 향후 금리인상을 자제하겠다는 뜻도 시사했다.
연준은 이날 정책성명서에서 '추가적인 점진적(further gradual) 금리인상'이란 문구를 삭제하고, 향후 금리결정에 대해 인내심을 가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미국 경제에 대한 평가도 지난해 12월 '강한'(strong)에서 '견고한'(solid)이라는 표현으로 한단계 낮췄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정책금리를 인상할 근거(case)가 다소 약해졌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이후 (경기) 전망을 평가하는 데 있어 좀 더 인내함으로써 경제를 가장 잘 지원할 수 있다고 믿는다"고도 했다. 사실상 연준이 '매파'(통화긴축주의자)에서 '비둘기파'로 돌아섰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금리동결에 달러 약세
이날 오후 3시45분 현재 뉴욕외환시장에서 달러 인덱스는 전일 대비 0.43% 떨어진 95.40을 기록했다. 달러 인덱스는 유로, 엔 등 주요 6개 통화를 기준으로 달러가치를 지수화한 것이다. 엔/달러 환율(엔화 기준 달러화 가치)도 108.92엔으로 0.44%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시간 기준으로 달러/유로 환율(달러화 기준 유로화 가치)은 1.1484달러로 전일 대비 0.43% 상승했다. 달러/파운드 환율(달러화 기준 파운드화 가치)도 전날에 비해 0.33% 오른 1.3110달러를 기록 중이다.
연준이 정책금리를 동결한 것이 달러화 가치가 떨어진 주된 이유였다. 금리인상에 대한 기대가 낮아질수록 해당 통화에 대한 투자 매력은 떨어진다.
국제유가는 오름세를 이어가며 2개월래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3월분 WTI(서부텍사스산원유 )는 전일 대비 배럴당 92센트(1.7%) 오른 54.2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해 11월말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국제유가의 기준물인 3월분 북해산 브렌트유는 뉴욕 현지시간 오후 3시10분 현재 전일보다 배럴당 38센트(0.62%) 오른 61.70달러를 기록 중이다.
지난주 원유 수입 감소로 미국의 원유 재고량이 시장의 예상보다 적게 늘어났다는 미국 정부의 발표가 영향을 미쳤다. 이날 미 에너지정보청(EIA)은 지난주 원유 재고량이 92만 배럴 증가하는 데 그쳤다고 밝혔다.
정국 혼란에 빠진 산유국 베네수엘라에 대한 미국의 경제제재로 국제 원유 공급량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도 작용했다. 미 행정부는 최근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으로의 정권교체를 압박하기 위해 베네수엘라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의 부정축재 수단으로 지목돼온 국영 석유기업 PDVSA에 대해 자산 동결과 송금 금지 등 고강도 제재안을 발표했다.
베네수엘라는 세계 최대 원유 매장량을 보유한 국가로, 지난해까지 세계 5위의 원유 수출국이었다.
금값도 오름세를 이어가며 8개월래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미국의 정책금리 동결로 달러화가 약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에서다.
이날 오후 2시30분 현재 뉴욕상업거래소에서 4월물 금값은 전일 대비 온스당 약 0.5% 오른 1322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5월14일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역시 연준의 금리동결 결정이 결정적이었다. 달러화로 거래되는 금 가격은 달러가치와 반대로 움직인다.
같은 시간 3월물 은은 전일에 비해 약 1.2% 오른 온스당 16.0달러, 3월물 구리는 직전 거래일 대비 약 2.0% 상승한 파운드당 2.78달러에 거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