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 S&P 역대 최고치…무역합의+금리인하 기대

뉴욕=이상배 특파원
2019.10.29 07:04

트럼프 "중국과 1단계 무역합의, 다음달 APEC서 서명"…연준, 30일 추가 금리인하 기대

뉴욕증시가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S&P(스탠다드앤푸어스) 500 지수가 종가 기준 신고가와 장중 신고가를 모두 갈아치웠다.

미중간 1단계 무역합의 서명과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가 시장을 '전인미답'(前人未踏)의 영역으로 밀어올렸다.

◇트럼프 "중국과 1단계 무역합의, 다음달 APEC서 서명"

28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대형주 위주의 S&P 500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6.87포인트(0.56%) 오른 3039.42에 거래를 마치며 지난 7월26일 달성한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3025.86) 기록을 경신했다. 또 장중엔 3044.08까지 치솟으며 이전 장중 사상 최고치(3027.98)도 돌파했다.

블루칩(우량주) 클럽인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132.66포인트(0.49%) 상승한 2만7090.72를 기록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도 82.87포인트(1.01%)나 뛰며 8325.99에 마감했다.

S&P 500이 사상최고치를 달성하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추가 상승이 가능하다며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S&P 500 지수가 방금 신고가를 경신했다"며 "이는 고용과 401-K(퇴직연금), 솔직히 모두에게 있어 큰 승리"라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매우 잘하고 있다"며 "심지어 그동안 오래 찾아왔던 IS(이슬람국가)의 살인자 알 바그다디도 처단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 강하고 엄청난 상향 잠재력이 있다"고 주장했다.

모건스탠리투자운용의 앤드류 슬리먼 상무는 "시장이 박스권을 깨고 위로 향하고 있다"며 "경기지표와 기업 실적 모두 예상보다 좋은 덕"이라고 말했다.

1년 넘게 이어지며 전세계 경제를 침체 공포로 몰아넣었던 미중 무역전쟁이 다음달 1단계 무역합의 서명으로 누그러질 것이란 안도감이 신고가 경신의 배경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중국과의 '1단계 무역합의'에 대해 "아마도 11월 칠레에서 열리는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에서 최종 서명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카고로 출발하기 전 앤드류 공군기지에서 기자들과 만나 "중국과 무역합의의 큰 부분에 서명하는 것이 아마도 예정보다 빠를 것"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우리는 이를 1단계 협정이라고 부를 것이지만, 이는 (전체 무역합의에서) 매우 큰 비중을 차지할 것"이라고 했다.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다음달 16∼17일 칠레 산티아고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에서 만나 1단계 무역합의문에 서명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돼 왔는데,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사실로 확인한 셈이다.

지난 25일 USTR(미 무역대표부)은 미국과 중국이 1단계 무역합의에 대한 세부 협상에서 진전을 이뤘으며 일부 분야에선 최종 확정에 가까워졌다고 밝혔다.

미중 고위급 협상단은 지난 11일 미국 워싱턴 협상에서 1단계 합의, 이른바 '스몰딜'(부분합의)에 도달했지만 합의문에 서명하지는 못했다. 1단계 합의에 따라 미국은 2500억달러(약 300조원) 규모의 중국산 관세율을 25%에서 30%로 인상하는 계획을 연기했다. 또 중국은 연간 400억~500억달러 규모의 미국산 농산물을 구매하기로 했다.

미국은 미중 무역협상이 잘 진행될 경우 12월로 예정된 대중국 추가관세를 철회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당초 미국은 12월15일부터 1600억달러(약 190조원) 규모의 중국산 상품에 15%의 관세를 부과할 계획이었다.

◇연준, 30일 추가 금리인하 기대

금리인하 기대도 투자심리를 부추겼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미국 연방기금 금리선물시장은 연준이 오는 30일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를 마치며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내릴 가능성을 95.1%, 동결할 가능성을 4.9% 각각 반영하고 있다. 사실상 금리인하에 베팅한 셈이다.

한달 전엔 시장이 판단한 금리인하 확률이 불과 49.2%였다. 미국 경제의 버팀목인 소비에 경고등이 켜지면서 금리인하 가능성이 껑충 뛰었다. 9월 미국의 소매판매는 전월에 비해 0.3% 줄며 7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는 오는 29∼30일 FOMC를 열고 기준금리 인하 여부를 결정한다. 현재 미국의 기준금리는 1.75~2.00%다. 앞서 연준은 지난 7월과 9월 두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각각 25bp(1bp=0.01%포인트)씩 인하한 바 있다. 만약 이번에도 금리를 내린다면 3차례 연속 인하다.

미국 최대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는 연준이 이달말 추가 금리인하를 결정하고, 금리인하 사이클을 끝낼 것으로 내다봤다.

골드만삭스는 지난 6월 이후 연준의 통화정책 성명서에 등장한 '경기확장 유지를 위해 적절하게 대응할 것'이라는 문구가 이번에 삭제될 것으로 예상했다. 또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FOMC 직후 기자회견을 통해 지난 7월 직접 언급했던 '중간사이클(midcycle) 조정'이 완료됐음을 밝힐 것으로 전망했다.

당초 금리인하는 미국의 경기둔화에 대응한 것이 아니라 미중 무역전쟁 등에 따른 글로벌 경기둔화에 대비한 '미세조정'이란 게 연준의 일관된 주장이었다.

만약 연준이 금리인하 종료를 명시적으로 시사하지 않는다면 증시엔 호재가 된다. 그러나 금리인하가 3차례로 끝나더라도 이는 금리인하가 더 이상 필요없을 정도로 미국 경제가 견조하다는 연준의 판단이 확인됐다는 점에서 악재로만 볼 수는 없다.

◇EU, 브렉시트 3개월 연기

한편 EU(유럽연합)가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시한을 최장 3개월 미루면서 '노딜(합의없는) 브렉시트'에 대한 우려도 잦아들었다.

도날드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이날 트위터에 "EU 27개국이 내년 1월31일까지의 브렉시트 '탄력 연장'(flextension)이라는 영국의 요청을 받아들이는 데 합의했다"고 밝혔다.

시한은 최장 3개월 연장됐지만, 영국이 준비될 경우 더 일찍 나갈 수도 있도록 탄력성을 부여했다.

한편 영국 의회는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발의한 12월 조기 총선안을 부결시켰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이날 영국 하원에서 존슨 총리의 조기 총선안은 찬성 299표, 반대 70표로 부결됐다. 제1야당인 노동당은 기권했다.

조기 총선안이 하원을 통과하기 위해선 '고정임기 의회법'(FTPA·Fixed-Term Parliaments Act)에 따라 하원의원 650명 중 3분의 2, 즉 434명 이상이 찬성했어야 했다.

존슨 총리는 지난주 EU에 브렉시트 연기를 요청하면서 오는 12월12일 조기 총선을 실시하기 위한 법안을 상정하겠다고 밝혔다.

유럽 주요국 증시는 일제히 올랐다.

이날 범유럽 주가지수인 스톡스유럽600은 전 거래일보다 0.98포인트(0.25%) 오른 398.99에 거래를 마쳤다.

독일 DAX 지수는 47.20포인트(0.37%) 뛴 1만2941.71, 프랑스 CAC40 지수는 8.42포인트(0.15%) 상승한 5730.57을 기록했다.

영국 FTSE 100 지수는 6.81포인트(0.09%) 오른 7331.28에 마감했다.

국제유가는 5거래일 만에 떨어졌다. 지난주 미국의 원유 재고량이 늘어났다는 추정 때문이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2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배럴당 85센트(1.5%) 하락한 55.8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국제유가의 기준물인 12월물 브렌트유는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밤 10시14분 현재 45센트(0.7%) 내린 61.57달러를 기록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원유선물시장 애널리스트들을 미국의 지난주 원유 재고량이 약 70만배럴 증가했을 것으로 추산했다.

미 달러화는 약세였다. 이날 오후 5시43분 현재 뉴욕외환시장에서 달러인덱스(DXY)는 전 거래일보다 0.1% 내린 97.74를 기록했다. 달러인덱스는 유로, 엔 등 주요 6개 통화를 기준으로 달러화 가치를 지수화한 것이다.

대표적 안전자산인 금 가격도 내렸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2월물 금은 전장 대비 10.50달러(0.7%) 하락한 1494.8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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