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가 급락했다. 최근 단기급등한 대형 기술주들을 중심으로 매물이 쏟아지면서 나스닥종합지수는 5% 가까이 폭락했다. 서비스업 경기가 후퇴하는 등 경기회복세가 둔화된다는 소식이 차익실현 욕구를 자극했다.
3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블루칩(우량주) 클럽인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807.77포인트(2.78%) 내린 2만8292.73에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위주의 S&P(스탠다드앤푸어스) 500 지수는 125.78포인트(3.51%) 떨어진 3455.06을 기록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598.34포인트(4.96%) 내려앉은 1만1458.10에 마감했다. 지난 3월 폭락 이후 최대 하락폭이다.
애플은 8%, 테슬라는 9% 넘게 떨어졌다. 아마존과 넷플릭스, 알파벳(구글의 모회사) 주가도 각각 5% 가까이 하락했다.
'월가의 공포지수'로 불리는 변동성지수(VIX)는 33.60으로 전날보다 26% 넘게 뛰며 7주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반면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가장 큰 피해를 봤던 여행주들은 오히려 강세였다. 세계적인 크루즈 업체 카니발의 주가는 5% 넘게 뛰었다. 유나이티드, 아메리칸, 델타 등 미국 3대 항공주 주가도 모두 올랐다.
인스티넷의 프랭크 카펠레리 전무는 "S&P 500 지수가 최근 10일 가운데 9일 동안 올랐다"며 "주가가 단기 급등한 만큼 소화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코로나19(COVID-19) 사태의 충격을 딛고 부활하던 미국의 서비스업 경기가 다시 뒷걸음질쳤다는 소식이 주식시장에 차익실현 신호로 작용했다.
코로나19의 재확산으로 봉쇄 완화가 지연되는 가운데 의회의 추가 경기부양책 처리가 늦어지면서 경기회복세의 발목을 잡았다. 서비스업은 미국 경제의 3분의 2 이상을 차지하는 버팀목이다.
이날 공급관리자협회(ISM)에 따르면 지난 8월 미국의 서비스업 PMI(구매관리자지수)는 56.9로, 전월(58.1)보다 떨어졌다. 당초 시장 전문가들이 예상한 57.0(월스트리트저널 집계)에도 소폭 못 미쳤다.
세부항목 별로 보면 고용지수는 전월의 42.1에서 47.9로 개선된 반면 기업활동지수와 신규수주지수가 크게 하락했다. 기업활동지수는 전월 67.2에서 62.4로, 신규수주지수는 67.7에서 56.8로 각각 내렸다.
ISM은 "코로나19 때문에 아직 영업을 재개하지 못한 업종에서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가 여전히 높았다"며 "물류 분야도 어려움이 크다"고 진단했다.
앞서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봉쇄 조치로 지난 4월 서비스업 PMI는 2009년 금융위기 이후 약 11년만에 가장 낮은 41.8까지 추락했었다. 그러나 이후 회복세로 돌아서 지난 7월엔 15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었다.
PMI는 기업의 구매 담당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신규 주문, 생산, 재고 등을 토대로 발표되는 경기동향 지표다. 50을 넘으면 경기 확장, 50을 밑돌면 경기 위축을 뜻한다.
미국에서 주간 신규 실업자 수는 2주 만에 다시 100만 명 아래로 내려갔다. 그러나 통계 기준이 바뀐 데 따른 결과로, 종전보다 고용시장 사정이 개선됐다고 단정할 순 없다는 지적이다.
이날 미 노동부 발표에 따르면 지난주(8월 23일∼29일) 미국의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88만1000건으로 집계됐다.
전주(101만건)보다 약 13만건 줄어든 것이지만, 그렇게 단순 비교할 순 없다. 노동부가 이번주부터 실업수당 청구 건수에 대한 통계 작성 방식을 바꿨기 때문이다.
노동부는 계절에 따른 착시 효과를 최소화하기 위해 실업수당 청구 건수를 발표할 때 계절 조정 과정을 거친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라는 특수한 상황을 맞아 기존 방식으로 발표할 경우 통계 왜곡이 오히려 더 심해진다고 판단, 이번에 계절 조정 방식을 바꿨다고 노동부는 설명했다. 그러나 기존 발표치를 같은 기준으로 수정하진 않았다.
미국의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봉쇄가 본격화된 직후인 지난 3월말 687만명으로 정점을 찍은 이후 약 4개월 간 감소세를 이어갔다. 그러다 7월 이후 코로나19 재확산세와 함께 증가와 감소, 정체를 반복해왔다.
미국에서 최근과 같은 대규모 실업은 역사적으로 유례를 찾기 어렵다. 지난 2월까지 미국의 주간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20만건대에 불과했다.
종전까지 최대 기록은 제2차 오일쇼크 때인 1982년 10월 당시 69만5000명이었다. 글로벌 금융위기 때에도 최대 66만5000명(2009년 3월)에 그쳤다.
국제유가가 내림세를 이어갔다. 북반구에서 여행객이 많은 여름 '드라이빙 시즌'(Driving Season)이 끝나면서 휘발유 수요가 크게 줄어들 것이란 우려 때문이다.
3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WTI(서부 텍사스산 원유) 10월 인도분은 전날보다 14센트(0.3%) 내린 41.3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국제유가의 기준물인 11월분 북해산 브렌트유는 밤 9시58분 현재 전날보다 40센트(0.9%) 하락한 44.03달러에 거래 중이다.
금값도 내렸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12월 인도분 금은 전날보다 온스당 7.50달러(0.4%) 떨어진 1937.20달러에 마감했다.
달러화도 약세였다.이날 오후 5시 현재 뉴욕외환시장에서 달러인덱스(DXY)는 전 거래일보다 0.1% 내린 92.77을 기록 중이다. 달러인덱스는 유로, 엔 등 주요 6개 통화를 기준으로 달러화 가치를 지수화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