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한국거래소, 전화 한통으로 K뉴딜지수 독점기간 줄였다

조준영 기자, 박종진 기자
2020.10.13 12:32
거래소 전경 / 사진제공=뉴스1

한국거래소가 지난 9월3일 'KRX BBIG K-뉴딜지수'를 발표한 가운데 특혜논란이 인 배타적사용권 관련 업계 1위 자산운용사의 항의전화로 독점기간을 기존 6개월에서 3개월로 줄인 것으로 확인됐다.

13일 유동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거래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K-뉴딜지수를 발표한 다음날 삼성자산운용 부사장 A씨가 지수개발을 담당하는 거래소 상무 B씨에게 배타적사용권 관련 항의전화를 했고 바로 당일 거래소는 배타적사용권을 획득한 미래에셋자산운용 측에 기간단축 가능여부를 문의했다.

이후 3일만인 9월7일 미래운용은 3개월 단축안을 거래소 측에 제안했고 11일 거래소와 미래운용은 3개월 독점권이 부여된 지수이용계약서를 최종체결했다.

앞서 거래소는 정부의 '한국판 뉴딜 종합계획'을 지원하기 위해 뉴딜사업 대표종목 40개로 구성된 뉴딜지수를 발표했다. 투자자들에게 해당 지수를 추종하는 ETF(상장지수펀드)를 통해 뉴딜기업에 투자할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서였다.

당초 거래소는 지수개발에 기여한 미래에셋운용에 6개월의 배타적사용권을 부여키로했지만 특혜의혹이 일었다.

통상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전제로 배타적사용권을 부여하는데, BBIG(배터리-바이오-인터넷-게임)는 이미 코로나 관련 테마주로 널리 알려져있어 독점권을 부여한 것은 문제라는 지적이다. 논란이 커지자 거래소는 최종 3개월 독점기간을 부여하는 것으로 변경했다.

/사진제공=유동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거래소는 '배타적 사용권을 미래에셋에 준 것을 누가 어필(항의)했나'는 의원실 질문에 "삼성자산운용 A 부사장이 9월4일 B 상무에게 전화해 항의했다"고 밝혔다.

유 의원실에 따르면 B 상무는 k뉴딜지수 관련 논란이 일자 직접 의원실을 찾아 삼성운용을 통해 업계불만이 크다는 의견을 접했다고 설명했다. 또 삼성운용 측에 뉴딜지수 관련 특정기술 몇개를 바꾸면 상장이 가능하다는 조언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운용 측은 "KB운용, 한투운용, NH운용 등도 비슷한 수준으로 (거래소에) 어필한 것으로 알고 있다. 4개사가 공통으로 문제의식을 전달하면서 거래소가 독점기간을 변경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유 의원실은 배타적사용권 단축같은 중요사항을 담당임원이 아닌 부서장 전결로 처리한 문제도 지적했다. 유 의원실 관계자는 "(거래소가) 중요한 펀드는 B 상무가 결재하고 그렇지 않은 경우 부서장이 결재한다는데, 대통령 앞에서 발표까지 한 지수가 중요하지 않은거냐"고 지적했다.

거래소 측은 "배타적 사용권 등 계약조건은 계약 당사자간 합의에 의해 이뤄지는 것으로 합의내용이 거래소의 권리를 제한하지 않는 한 일상적인 계약으로 보고 부서장 전결로 처리했다"며 "다만 이번 결정은 사전에 임원에게 보고했다"고 해명했다.

그동안 배타적사용권 단축사례가 왜 없었는지에 대한 질의엔 "그동안 배타적 사용권이 부여된 지수에 대해 타사가 지수이용을 요청한 사례가 없었기 때문이었다"고 답했다.

한국거래소,「KRX BBIG K-뉴딜지수」5종 발표(2020년 9월3일)/자료=한국거래소

이번 논란이 운용업계 1·2위간 알력다툼이란 지적도 나온다. 높은 수익이 기대되는 뉴딜지수를 부동의 1위 삼성운용이 아닌 2위 미래운용이 선점하면서 시장점유율 다툼이 일어났다는 설명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8일 기준 삼성운용의 운용자산(AUM)은 설정액 원본기준 270조원으로 업계 2위인 미래운용(107조원)의 두배를 훌쩍 넘는다. 3~4위인 한화운용(93조원), KB운용(82조원)까지 합쳐야 자산규모가 비슷할정도로 운용시장의 절대강자다.

거래소가 정부의 한국판뉴딜 정책에 맞춰 지수개발을 서두르다 탈이 났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실제 민주당내 '미래전환 K-뉴딜위원회' 관계자는 "논의 초기 뉴딜지수는 뉴딜펀드와 상관이 없는 내용이었다"며 "뉴딜을 국가적으로 추진하는데 거래소도 일정 기여를 하기 위해 (지수를) 급하게 만들다보니 이런 일이 생긴 것 같다"고 말했다.

유동수 의원은 거래소의 시장관리 업무가 공정한지에 대한 의혹이 제기된다며 거래소의 시장관리 업무 전반에 대해 금융감독원이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유 의원은 "자본시장법에 따라 거래소에 대한 검사실시 권한이 금융위원회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금융감독원에게 한국거래소에 대한 검사를 위탁하지 않아 거래소가 검사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며 "2015년 이후 금융위가 금감원에 검사를 위탁한 건 수가 1건에 불과하고 이마저도 경영 및 업무전반에 대한 검사가 아닌 IT보안 및 정보보호 안전성 점검이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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