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이 현재 지배구조에 치중돼 있는 주주활동 영역을 기후변화, 산업재해 등 환경·사회 영역까지 확대한다는 방침을 다시 확인했다.
국민연금의 위탁을 받아 주식·채권을 운용하는 자산운용사들은 책임투자 보고서 제출이 의무화된다. 국민연금은 향후 거래 증권사를 선정하는 과정에서도 해당 증권사 리서치 조직에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관련 평가역량을 고려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동섭 국민연금 수탁자책임실장은 21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국민연금공단 주최로 열린 '2021 ESG플러스 포럼' 발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이 실장은 "국민연금이 책임투자를 하는 것은 장기적·안정적 수익 증대를 위한 것"이라며 2006년 9월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위해 SRI(책임투자)형 위탁펀드 운용에서부터 지난해 11월 AIGCC(기후변화 관련 아시아 투자자 그룹) 가입에 이르는 일련의 과정과 향후 국민연금의 책임투자 확대방안을 발표했다.
그는 "국내외 주식·채권 위탁운용사를 대상으로 책임투자 보고서 제출을 의무화할 것"이라며 "위탁운용사 선정시 ESG 책임투자 요소를 고려해 책임투자 정책 수립 및 지침이 있는 운용사에 가점 부여를 추진 중"이라고 소개했다.
또 "위탁운용사의 충실한 책임투자 이행 여부 파악을 위한 정기점검 모니터링 결과를 위탁운용사 관리 등에 반영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현재는 증권사를 평가할 때도 ESG 분석 보고서 실적 등에 대한 내용을 반영하고 있지 않다"며 "앞으로 ESG 관련 기업과 산업 분석 보고서 발간실적을 상·하반기 거래 증권사 평가에 반영할 것"이라고 했다. 자본시장 참여자들이 ESG 정보를 보다 많이 참조해 기업들의 ESG 정보공시 확대, 자본시장의 책임투자 활성화를 도모하기 위해서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아울러 국민연금은 2015년 12월 자체적으로 수립한 ESG 평가 체계를 대폭 개선한다. 현재는 13개 평가항목, 52개 평가지표를 바탕으로 개별 기업의 E(환경) S(사회) G(지배구조) 요소들을 평가하고 있는데 현재는 G 영역의 가중치가 과도하게 높은 데다 E,S 요소의 경우는 등급이 양극화돼 미미한 점수 변화에도 등급 변동이 커지는 등 문제가 있었다.
이 실장은 "글로벌 이니셔티브, 법제도 동향 변화, 재무제표와의 연관성, 평가 실효성 등을 반영해 평가지표를 추가·삭제할 것"이라며 "환경·사회 평가대상 및 가중치를 확대할 것"이라고 했다.
국민연금이 투자대상 기업을 상대로 한 주주활동 영역에서도 환경·사회 영역이 확대된다. 기존에는 국민연금이 기업과 비공개 대화를 하거나 특정 기업을 비공개·공개 중점관리 대상기업으로 선정하고 나아가 적극적 주주행동을 개시하는 사유로 △기업의 배당정책 △임원 보수한도 적정성 △횡령·배임 등 법령 위반 우려 △국민연금의 지속적 반대의결권 행사 △정기 ESG 평가결과 하락 등이 있었는데 여기에 △기후변화 등 환경 요소 △산업재해 등 사회 요소를 추가하겠다는 것이다.
이같은 주주활동 개시 요소 추가 방안에 대해 국민연금은 이미 연구용역을 진행한 바 있다. 이 실장은 연구용역에서 "중대재해기업 처벌법을 반영해 산업재해 발생건수 등 선정·관리기준 검토방안을 제시됐다"며 "환경 영역에서는 온실가스 배출량, 온실가스 관리시스템, 에너지 사용량 등 선정·관리기준을 검토하는 방안이 제시됐다"고 했다.
국민연금 ESG 평가등급 결과가 부진한 기업에 대해서는 추가 투자를 제한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국민연금은 매년 2회 정기 평가를 통해 AA(최상), A, BB, B, C, D(최하) 등 6개 등급으로 나눈다. 이 실장은 "국민연금의 국내주식 액티브 운용종목 중 D등급 기업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벤치마크 편입비율을 초과해서 편입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며 "2022년 1월부터는 패시브 운용에서도 D등급 기업의 벤치마크 초과 편입을 금지할 것"이라고 했다.
ESG 요소를 투자 의사결정에 반영하는 대상(자산군)도 넓어진다. 이 실장은 "2019년까지는 국내주식 위탁운용, 국내주식 직접운용에 ESG 요소를 통합해 적용했지만 2020년에는 국내주식 패시브 운용에도 ESG 통합전략을 적용했다"며 "올해부터 국내 채권, 해외 채권, 해외 주식 패시브 운용에까지 이를 적용하면 2022년부터는 전체 자산의 50% 이상에 ESG 통합전략이 적용될 것"이라고 했다.
이외에 국민연금은 현재 국내 기업을 상대로 진행 중인 주주활동을 해외 기업을 상대로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이미 국민연금은 이달부터 오는 11월까지 머서, MSCI 등 2개사에 해외증권 운용방식에 적합한 ESG 통합전략 제언 및 해외 투자기업에 이행할 수 있는 ESG 중점관리사안, 기업과의 대화 이행체계 제언 등에 대한 연구용역을 발주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