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중순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던 가상자산 대장주 비트코인이 약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조정 국면이 이어지면서 최고가 대비 15% 넘게 빠졌다. 다만 비트코인 전략자산 보유를 공언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취임이 임박한 만큼 상승장이 다시 찾아올 것이란 기대감은 여전하다.
31일 가상자산시황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오전 10시30분 기준 전날보다 2% 떨어진 9만1990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같은 시각 업비트에선 1억3611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비트코인은 지난 17일 사상 최고가를 경신한 이후 조정 국면에 진입했다. 당시 코인마켓캡에서 10만8269달러, 업비트에서 1억5720만원을 찍었는데, 현재 가격은 15%, 13%씩 떨어진 금액이다.
한국 시각으로 19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인하 속도조절 메시지와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비트코인 매입 불가 발언이 하락 촉매제로 작용했다. 연준은 점도표 업데이트를 통해 내년 금리인하 횟수를 4번에서 2번으로 줄였다.
파월 의장은 "중앙은행이 대차대조표에 비트코인을 추가할 계획은 없다"며 "연방준비제도법에 따라 그것은 금지돼 있으며 비트코인 보유가 가능하려면 법률 변경이 필요하고 그건 의회가 고려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2기 트럼프 정부가 비트코인 전략자산 정책을 추진하려면 법 개정이 선행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다.
올해 상승세가 지속된 가운데 트럼프의 당선이 급등을 불러와 차익실현 매도세로 이어진 측면도 있다. 올해 들어 비트코인은 지난달 5일 미국 대통령선거 직전까지 60% 올랐다. 이후 사상 최고가 경신 시점까지 추가로 60% 상승했다. 사상 최고가는 올 들어 156% 급등한 가격이다.
미국 증시에 상장된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에서 자금 유출도 이어지고 있다. 금융정보사이트 파사이드 인베스터에 따르면 이달 19~24일 순유출 규모는 15억3380만달러에 달했다가 26일 4억7520만달러 순유입이 이뤄졌다. 다시 26일 2억8790만달러, 30일 2억2400만달러가 빠져나갔다.
내년 1월20일 출범하는 2기 트럼프 정부가 비트코인 가격을 끌어올릴 것이란 긍정적인 전망은 여전하다. 가상자산 거래소 비트파이넥스는 내년 중반까지 비트코인이 최대 20만달러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비트코인 긍정론자인 제프리 켄드릭 스탠다드차타드 애널리스트는 내년 말 20만달러 도달 예측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올 연말까지 12만5000달러를 돌파할 것이란 그의 전망은 빗나갔다.
최대 관건은 비트코인 전략자산 비축을 위한 입법 절차가 진행되느냐다. 올해 7월 말 신시아 루미스 공화당 상원의원은 비트코인 비축 계획을 담은 '비트코인 2024 법안'을 발의했다. 해당 법안은 Fed가 비트코인 매입 프로그램을 가동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담았다. 매년 최대 20만개의 비트코인을 사들여 총 100만개의 비트코인을 매입하고, 최소 20년간 보유하도록 한다. 연준 은행들이 잉여금 계정으로 보유할 수 있는 미국 달러 총액을 감축하고, 매년 순이익의 일정 금액을 비트코인 매입에 활용하도록 요구하는 내용도 감겼다.
다만 이 법안은 118대 연방의회 회기가 종료되면서 자동 폐기됐다. 119대 의회에서 재발의가 이뤄져야 법안 심사 절차를 진행할 수 있다. 트럼프 당선인이 연방정부 차원의 법안을 발의할지 여부가 주목된다.
홍성욱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트럼프가 달러를 대체하려는 움직임에 보복하겠다고 입장을 밝힌 가운데 비트코인만이 트럼프가 허락하는 유일한 달러 헤지 수단이라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비트코인 전략보유 논의도 이와 일맥상통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