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야, 뮤비 만들어줘"…증권사, 유튜브 홍보에도 AI 바람

김근희 기자
2025.10.09 08:00

AI로 영상 제작 비용·시간 절감…구독자 수도 늘어

삼성증권이 AI(인공지능)를 활용해 만든 '씬의 한 수' 영상(위)과 '라이언 보이즈' 뮤직비디오./사진=삼성증권 유튜브 캡처

#우주에서 정찰하던 우주선 레이더에 거대한 무언가가 잡혔다. 미확인 물체가 지구에 충돌할 수 있다는 소식이 퍼지면서 지구는 혼란에 빠진다. 충돌까지 2시간 남은 상황. 한 연구원이 해결책을 찾는다. 바로 삼성증권 MTS(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 mPOP 앱을 다운로드하는 것이다. 모든 사람은 일제히 스마트폰을 들어 올리며 mPOP 다운로드하기 시작한다.

삼성증권이 AI(인공지능)를 활용해 만든 mPOP 광고 영상 내용이다. 지난 7월 삼성증권이 유튜브 채널에 영상을 올리자마자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다. 마치 할리우드 영화 예고편 같다는 평을 들으며 단기간에 조회수 100만회를 돌파했다. 이에 힘입어 TV 광고까지 나갔다. 지난 2일 기준 해당 영상의 조회수는 269만회에 달한다.

개인 투자자들을 공략하기 위해 증권사들이 AI를 활용, 유튜브 채널을 강화하고 있다. 종목 분석, 시장 전망 등 딱딱한 콘텐츠뿐 아니라 젊은 층 감성에 맞는 흥미 위주의 영상을 만들고 있다.

증권사 중 가장 활발하게 AI를 활용하는 곳은 삼성증권이다. 삼성증권은 2022년부터 AI 애널리스트를 만들어 유튜브 영상을 올렸다. 지난 5월 구글의 동영상 생성 AI '비오 3(VEO3)'가 출시된 이후부터는 본격적으로 AI를 활용하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사자 보이즈'를 패러디한 '라이언 보이즈' 뮤직비디오를 AI로 만들었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영상을 제작하려면 많은 인력, 장비, 장소가 필요한데 AI로 인해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며 "이에 AI 사용을 늘렸다"고 말했다.

덕분에 삼성증권은 하루에도 2~3개의 영상을 올릴 수 있게 됐고, 그만큼 구독자들도 빠르게 증가했다. 2023년 말 174만명이었던 삼성증권 구독자 수는 지난 2일 기준 250만으로 증가했다. 증권사 유튜브 채널 중 구독자 수가 가장 많다.

주요 증권사 유튜브 구독자 수 현황/그래픽=김지영

미래에셋증권의 유튜브 채널 스마트머니 구독자 수는 최근 200만명을 돌파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올해 들어 영상 기획부터 제작까지 전 과정에 걸쳐 AI 기술을 폭넓게 활용했다. 특히 AI 기술로 캐릭터를 개발해 애니메이션 '동물원정대'를 만들었다. 스토리 구성, 시각적 연출까지 기존 제작 방식 대비 비용을 약 90% 절감했다.

미래에셋증권은 비오 3 외에 SORA, 클링AI(KlingAi), 루마(Luma), 미드저니(Midjourney) 등을 활용해 100% AI 제작 콘텐츠를 생산 중이다. 올해 AI 사용 콘텐츠 수는 지난해 대비 260% 증가했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AI 활용은 단순히 새로운 기술을 도입하는 차원을 넘어 브랜드와 소비자 간의 소통 방식을 근본적으로 혁신하는 것"이라며 "다양한 실험을 통해 신속하고 차별화된 콘텐츠를 선보여 고객들과의 교감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유안타증권도 AI를 활용해 '유안타에 전해 내려오는 파란 용의 전설'이라는 광고 영상을 만들었다. 현대차증권은 AI 아나운서를 활용해 미국과 한국 시황을 분석하는 영상을 올리고 있다.

증권사들은 계속해서 AI 활용을 확대할 계획이다. 유튜브 구독자 수를 늘리기 위해서는 많은 영상을 꾸준히 올려야 하는데, 영상 생성 AI는 적은 비용으로 짧은 시간에 많은 영상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또 AI를 통해 만든 영상들이 실제 전문가가 나와 설명하는 영상보다 더 높은 조회수를 기록 중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유튜브 알고리즘 특성상 최소한 한 번이라도 사람들이 영상을 보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며 "흥미 위주의 영상을 제작해 채널의 다른 영상이 알고리즘에 뜨고, 계속해서 사람들이 채널을 구독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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