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이 현대자동차그룹을 제치고 시가총액(우선주 제외) 3위 자리를 탈환했다. LG그룹의 대표 계열사인 LG전자가 최근 '9만전자'에 진입하고 LG에너지솔루션 등 주요 계열사의 주가가 큰 폭으로 뛰었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LG그룹 합산 시가총액(우선주 제외)은 183조2157억 원으로, 현대자동차그룹(180조 887억원)을 앞섰다. LG그룹은 지난 16일 현대자동차그룹을 제치며 그룹사 시총 3위에 올랐다.
LG그룹의 주요 계열사의 최근 주가 상승이 시총 증가로 이어졌다. LG전자는 지난달 1일부터 이날까지 20.7% 상승했다. 특히 전날 8.1% 급등하며 9만1000원에 장을 마감, 지난해 12월 18일(종가 9만1500원) 이후 10여 개월 만에 9만원대에 재진입했다.
LG전자의 주가 상승은 최근 인도법인 상장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고, 미래 산업 성장성에 대한 증권가의 긍정적 평가가 이어진 데 따른 것이다.
LG전자 인도법인은 현지시간 14일 인도 뭄바이 국립증권거래소(NSE)에 성공적으로 입성했다. 거래 시작 직후 인도법인의 기업가치는 18조 원을 넘겼다. 이는 LG전자 시가총액(약 15원)을 웃도는 수준이다.
전날부터 이날까지 증권사 리서치센터 9곳 중 7곳이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했다. 특히 메리츠증권은 LG전자의 12개월 선행 목표주가로 11만8000원을 제시해 가장 높은 목표가를 내놨다.
양승수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현재 주가에서 LG전자 인도법인 IPO(기업공개)의 흥행은 주가에 유의미한 모멘텀이 될 것"이라며 "현지 사업가치의 외부 가격 발견과 IPO 대금 유입에 따른 자본 배분 기대감이 모회사 디스카운트 축소와 밸류에이션 리레이팅(재평가)을 자극할 수 있는 촉매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LG전자는 연결기준 올해 3분기 매출이 21조8751억 원, 영업이익은 6889억 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지난 13일 공시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4%, 8.4% 줄었지만,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시장 전망치를 크게 상회하며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지난달 1일부터 이날까지 LG이노텍은 31.58%, LG에너지솔루션이 24.15% 상승하며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20.02%)을 웃돌았다. 이 기간 LG디스플레이도 17.42% 상승했다.
LG그룹 계열사 주가는 올 상반기까지만 해도 부진했다. 중국의 저가 물량 공세로 타격을 받은 업종이 많았기 때문이다.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국 제재가 본격화되면서 LG그룹 계열사들은 중국과의 경쟁 강도가 완화돼 올 3분기부터 실적이 개선세에 접어들었다.
LG그룹 중 시총이 가장 큰 LG에너지솔루션은 3분기 영업이익 6013억 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34.1% 늘어난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ESS(에너지저장장치) 사업부가 전기차 캐즘(수요 둔화)에 따른 EV(전기차) 배터리 출하량 감소를 상쇄한 덕분이다.
증권가에서는 미국발 AI 데이터센터 수요 급증으로 LG에너지솔루션 ESS 사업부의 재평가가 이뤄지고 있다. 여기에 연초부터 이어진 미·중 무역 갈등으로 탈중국 수요에 따른 국내 배터리 기업의 반사수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김철중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AI데어터센터 향 ESS 수요 급증과 함께 탈중국 밸류체인에 대한 수요가 높아졌다"며 "이에 LG에너지솔루션의 내년 ESS 사업부 매출액은 올해 대비 55% 늘어난 8조6000억원,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53% 급증한 1조8000억원으로 전망한다"라고 밝혔다.
LG디스플레이 역시 반등이 기대된다. 애플 신제품에 탑재되는 OLED 패널 출하량이 확대되는 데다, 미국의 중국 디스플레이 산업 제재 확대 움직임에 따라 향후 LG디스플레이가 수혜를 볼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미 국제무역위원회(ITC)는 지난 7월 중국 BOE의 OLED 패널 수입 금지를 결정했다. 또 미 하원에서는 국방부가 적대국에서 제조되거나 영향을 받는 기업의 OLED 패널 및 관련 제품을 조달하지 못하도록 하는 국방수권법(NDAA)이 통과됐다.
강민구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ITC 예비 결정과 NDAA의 하원 통과로 미국발 디스플레이 산업 개편 가능성이 확대됐다"며 "LG디스플레이는 미국 OLED 공급망의 유일한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에 증권사들은 LG디스플레이에 대한 목표가를 줄상향 중이다. IBK투자증권(1만6000원→2만원)을 비롯해 KB증권(1만2000원→1만7000원), 삼성증권(1만3000원→1만7000원), SK증권(1만4000원→1만6500원) 등이 최근 목표가를 일제히 상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