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국내 증시가 롤러코스터를 타는 가운데, 은행주가 높은 주주환원수익률에 힘입어 상대적으로 선방하고 있어 주목된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 은행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48.81포인트(3.20%) 하락한 1477.90에 거래를 마쳤다. 우리금융지주는 전 거래일 대비 1500원(4.54%) 하락한 3만1550원에 마감했다. 신한지주는 3300원(3.59%) 떨어진 8만8500원, KB금융은 4800원(3.26%) 내린 14만2600원을 나타냈다.
대형 지주사들이 일제히 하락세를 기록했지만 시장 전체와 비교하면 은행주의 방어력이 눈에 띈다. 지난달 28일(현지시각) 중동 전쟁 발발하기 직전 거래일인 지난 27일부터 이날까지 코스피는 992.26포인트(15.9%) 하락했다. 같은 기간 KRX 은행 지수의 하락폭은 177.84포인트(10.7%)에 그쳐, 시장 전체 하락폭 대비 약 5%포인트 이상 선방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코스피 수직 하락 속 은행주가 버틸 수 있었던 배경으로는 배당 확대와 자사주 매입을 포함한 주주환원 강화 기조를 꼽았다.
정태준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은행업은 최근 증시 약세에서 적극적인 자사주 매입과 높은 주주환원수익률에 힘입어 상대적으로 강한 주가 방어력을 보여줬다"며 "대형 시중은행들은 비과세 배당까지 추진해 장기적으로 투자자산의 비중을 늘리고자 하는 개인투자자들에게 매력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다운 LS증권 연구원도 "은행업은 높은 주주환원과 실적 안정성으로 하방에 대한 경직성이 다른 업종보다 높다"고 말했다.
외국인 투자자가 순매수로 전환해 자금이 유입되는 것도 긍정적인 신호다. 하나증권에 따르면 지난 3일부터 6일까지 외국인 투자자는 은행주를 약 2050억원어치를 사들였다. 반면 코스피 시장에서는 약 8조1000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외국인들이 은행업 투자에 관심을 갖게 된 요소로는 낮은 PBR(주가순자산비율) 영향이라는 게 증권가의 공통적인 의견이다. 일반적으로 PBR이 1배 미만일 경우 기업 가치 대비 주가가 낮게 형성돼 앞으로 주가가 상승할 여지가 있다고 해석한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은행주는 주가 선조정으로 은행 평균 PBR이 0.65배 수준으로 하락한 데다 최근 시중금리 상승 국면이 은행주에는 비우호적으로만 작용하지는 않는다는 점에서 다른 업종 대비 안정성이 높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청한 한 증권사 연구원도 "시가총액 1위인 KB금융을 포함해 PBR이 1배 미만인 종목이 많고 배당수익률을 비롯한 주주환원수익률도 높다"며 "주주환원이 강하면 주가가 내려도 이익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에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서 매력적인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은행주가 단기 변동성을 극복한 뒤 펀더멘털 사이클을 타고 올라갈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다. 김재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는 대외 환경에 따라 변동성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되지만, 4월 말 은행들의 올해 1분기 실적과 함께 일부 은행들의 기업가치 제고 계획 발표가 오히려 긍정적인 모멘텀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