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권가에선 올 들어 2차례 연속으로 기준금리를 동결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에 대해 매파적 색채가 짙어졌다는 평가가 잇따랐다. 유동성 완화가 미뤄지고 유가 고공행진이 장기화하면서 국내증시 변동성이 커질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연준은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3.50~3.75%로 유지했다. 위원 12명 중 인하론자는 스티븐 미란 연준 이사 1명에 그쳤고, 1월 FOMC 때 인하론자였던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는 동결론을 택한 것으로 드러났다.
연준의 연내 기준금리 향방에 대해선 국내 증권가에선 인하 횟수가 줄거나 인하 시기가 하반기로 미뤄질 것이란 전망이 속출했다. 중동 전황이 갈지자 행보를 보이는 가운데 연준이 유가 변수에 대한 판단을 유보하면서 보수적 전망이 힘을 얻는 분위기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대부분(Majority) 금리 인상을 기본 시나리오로 보진 않지만, 다음 통화정책 방향이 금리 인상일 가능성이 등장했다'고 언급했는데, 1월 FOMC에선 논의하지 않은 내용"이라고 짚었다.
안재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지금은 연내 동결을 기본으로 놓고 중동사태의 추가 악화 가능성에 대비할 상황"이라며 "단기적으로 금리 하락 전환 기대는 낮게 판단한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투자환경이 당분간 유가 흐름에 요동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국내증시는 주가와 유가의 반비례 흐름이 두드러진다는 평가다.
문남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란 공습 발생 후 중동산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유럽·일본·한국·대만·인도 등의 증시는 하락폭이 컸던 반면, 에너지 순수출국인 미국·캐나다·브라질 증시는 하락폭이 제한됐다"며 "한동안 미국 증시가 선호될 명분"이라고 밝혔다.
정형기 DS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달 들어 유가의 코스피의 상관관계 계수가 -0.6으로 대폭 강해졌다"며 "이란전이 금방 해결되면 물가 영향이 제한되겠지만, 원유공급 차질이 여러 유명 트레이더를 통해 퍼지며 비관적 인식이 확산하는 것은 우려되는 사안"이라고 밝혔다.
국내 투자전략에 대해선 펀더멘털이 양호한 종목을 중심으로 변동성에 대비하라는 조언이 나온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최근 연속 조정 등 수난에도 주도주들이 반등 국면에서 상대적으로 빠른 회복 탄력성을 보였다"며 "반도체주 등을 중심으로 기존 포트폴리오 비중을 유지해 나가는 전략이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밝혔다.
이경민·정해창 대신증권 연구원은 "현재 코스피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 8배는 5200선이고, 5000선 초반이나 그 이하는 '딥 밸류(극도의 저평가)' 구간"이라며 "밸류에이션 매력이 높고, 올해 이익개선이 예상되며 최근 조정에서 낙폭이 과대하거나 실적대비 저평가된 반도체·자동차·조선·이차전지·소프트웨어·건강관리·화장품·의류 업종을 주목한다"고 했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금값이 급락하는 현상은 3저현상(저유가·저금리·저신용리스크)이 3고현상으로 전환될 리스크를 반영하는 게 아닌가 싶다"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밝힌 군사행동 마무리 시점인 이달 말부터 다음달 초까지가 리스크 확산을 좌우할 중요한 시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