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돈 필요해" 노후자금 당겼다...퇴직연금 80%가 '일시금 수령'

방윤영 기자
2026.05.14 14:07
퇴직연금 가입자의 연금 수령 현황 /사진=금감원

지난해 퇴직연금 수급자 10명 중 8명은 연금으로 받는 대신 일시금으로 수령한 것으로 조사됐다. 은퇴 후 예상보다 더 오래 생존해 노후 자금이 부족할 수 있는 '장수리스크'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퇴직연금을 목돈이나 단기 자금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여전히 강해 당국이 대책 마련에 나섰다.

고용노동부와 금융감독원은 14일 퇴직연금 사업자를 대상으로 '퇴직연금 장수리스크 대응 방안' 세미나를 개최했다. 초고령사회 진입에 따라 장수리스크에 대응해 퇴직연금이 국민의 안정적인 노후 소득원으로 기능할 수 있도록 제도개선 방향을 논의했다.

지난해 중 퇴직연금 수급을 개시한 인원은 60만1000명으로 이중 50만2000명(83%)이 일시금으로 수령했다. 연금형태로 받은 인원은 9만9000명(16%)에 그쳤다. 연금 수급자 중 82%는 10년 이하 단기 연금을 선택했다. 20년을 초과하는 장기 연금 수령비중은 2.3% 수준이었다.

참석자들은 세미나에서 은퇴 이전 단계에서 조기인출을 최소화하기 위해 담보대출 등 대체 수단을 활용해 퇴직연금 적립금을 유지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김대환 동아대 교수는 적립금 담보대출을 활성화하는 등 장기간 가입자가 퇴직연금 제도를 유지하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신탁형 가입자의 연금수령 기간을 장기화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현재 신탁형 계약은 종신연금이 생존기간에 따라 적립금 전액 반환이 보장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가입이 제한되고 있다. 일부 사업자는 연금 수령기간을 최대 20년으로 제한한다.

이에 사망시 잔여 적립금을 반환하는 구조의 종신연금 상품 개발을 유도하고 장기적으로 일반 종신연금 선택 확대를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하나은행은 한국과 영국·호주 사례를 비교하며 종신연금 필요성과 20년 초과 연금상품 확대 방안을 발표했다.

연금 수령기간 중 안정적으로 수익을 확보할 수 있는 상품개발 필요성도 거론됐다. 연금 수령기간이 장기간임을 고려해 자산배분 투자를 통한 안정적 운용이 가능하도록 하고 원금손실 가능성이 낮으면서 일정 수준 이상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보증형 실적배당보험 등 연금상품 활성화 방안을 논의했다.

서재완 금감원 부원장보는 "장기간 연금 수령이 가능하도록 상품구조를 정비해야 한다"며 "퇴직 이후 장기간에 걸친 소득 흐름을 반영해 맞춤형 연금 인출 전략을 제시하는 등 퇴직연금 사업자가 노후 설계 파트너로서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용부는 향후 도입될 기금형 제도에서도 연금상품 다양화, 인출기 맞춤형 솔루션 제공 등 가입자의 연금 수령을 확대하기 위한 제도적 개선 과제들을 함께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고용부와 금감원은 퇴직연금 사업자, 관련 협회들과 하반기 중 퇴직연금 가이드북을 제작·발표할 예정이다. 가이드북은 가입자들에게 퇴직연금 적립부터 인출까지 다양한 사례와 노하우 등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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