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파산 수순에 들어간 홈플러스 사태 이후 회사채시장에 대한 경계심이 커진 가운데 최대주주가 사모펀드로 바뀐 기업들의 신용등급이 잇따라 강등됐다. 재무 위기시 계열 지원을 기대하기 어렵고 차입부담이 높아졌다는 이유에서다. 이달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높일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이들 기업들의 자금조달 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7일 증권업계와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한국기업평가는 지난달 30일 SK디앤디의 장기 신용등급을 BBB(하향 검토)에서 BBB-(부정적)로 내렸다. 단기등급도 A3(하향 검토)에서 A3-로 낮췄다. 한국기업평가는 SK디앤디의 실질 지배주주가 SK그룹에서 사모펀드(한앤컴퍼니)로 바뀌면서 유사시 계열 지원을 기대하기 어려워졌다고 분석했다. 운전자본 회수 지연과 지분 투자로 차입 부담이 커진 점도 반영됐다.
앞서 사모펀드 한앤컴퍼니가 지난해 10월 SK디스커버리가 보유했던 SK디앤디 지분 31.27%를 약 742억원(주당 1만2750원)에 인수하면서 SK디앤디 최대주주에 올랐다. 한앤컴퍼니는 SK디앤디 자진 상장폐지를 목표로 두 차례 공개매수를 거쳐 지분율을 약 78.7%까지 높인 상태다.
SK쉴더스도 한국기업평가가 지난달 29일 A(부정적)에서 A-(안정적)로 강등했다. 최대주주 변경에 따른 사업기반 강화 효과가 예상에 못 미쳤고 차입 부담이 과중한 것으로 분석됐다. SK쉴더스는 2023년 스웨덴 사모펀드 EQT파트너스가 SK스퀘어와 맥쿼리 컨소시엄 지분을 약 2조원에 사들이며 최대주주가 됐다. SK쉴더스는 지난해 인수금융 차환 과정에서 약 2조4000억원의 채무 부담을 안게 됐다.
지배구조 변경 이슈가 없는 기업 중에서는 지난주 들어 롯데알미늄·아진산업·컴투스홀딩스가 강등됐다. 신용평가업계의 정기평정 마무리 국면에서 막판에 등급이 내려간 기업군이다. 한국신용평가는 롯데알미늄에 대해 원가 부담과 업황 둔화로 실적 부진 등을 반영해 단기 신용등급을 A2에서 A2-로 낮췄다. 아진산업에 대해서는 국내외 설비투자로 재무 부담이 커졌다며 BB(부정적)에서 BB-(안정적)로 내렸다. 나이스신용평가는 같은 날 주력 게임 매출 부진과 영업적자 지속을 이유로 컴투스홀딩스의 단기 신용등급을 A3에서 A3-로 하향했다.
지난해 홈플러스에 이어 올해 제이알글로벌리츠와 중앙그룹에서 디폴트(채무불이행)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하위등급 기업을 중심으로 채무 상환 능력이 우려를 샀다. 홈플러스는 지난 3일 서울회생법원이 직권으로 회생 폐지를 결정하면서 파산 절차로 향하게 됐다. 제이알글로벌리츠와 중앙그룹은 연달아 단기자금 차환에 실패하면서 부도 수순에 들어갔다.
등급 강등 기업은 이달 예상되는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이자 부담 상승 압력을 이중으로 받을 것으로 보인다.
NH투자증권은 "이달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25bp(1bp=0.01%포인트) 기준금리 인상을 전망하며 7월 이후 10월 추가 25bp 인상 전망을 유지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