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이란 갈등 재개에 다시 불붙은 유가, 금융시장 영향은?

김은령 기자
2026.07.09 17:20
국제유가 추이/그래픽=이지혜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통행 선박에 대해 공격을 재개하고 미국도 대규모 보복 공격을 강행하며 갈등이 재점화되면서 국제유가가 다시 급등했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76달러를 넘어서고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4.6%에 육박했다. 인플레이션 우려로 미국 국채금리도 상승세로 돌아서며 글로벌 금융시장 긴장이 고조됐다. 시장에서는 전면전 재개 가능성을 낮게 보면서도 양 국의 협상 과정에서 잡음이 지속되며 단기 변동성 재료가 될 것으로 본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WTI(서부텍사스산중질유) 가격은 8일(현지시간) 배럴당 76.08달러까지 오르며 지난달 22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브렌트유 역시 장 중 80.59달러를 기록하며 지난달 22일 이후 처음으로 80달러를 넘어서는 등 급등세를 보였다. 지난 7일(현지시간) 이란이 호르무즈를 통행하는 에너지 운반선 세 척을 공격했고 미국은 즉시 이란산 원유, 석유 제품 판매 라이선스를 철회하고 이란 타격을 재개하며 지정학적 리스크가 대두되면서다.

시장에서 양국 협상이 중단되는 등의 극단적인 상황이라기보다 협상 과정에서의 신경전 등으로 해석하며 다시 유가가 70달러 초반선으로 내려왔지만 종전에 이르기까지 이 같은 불협화음은 지속될 것이란 예상이다.

국제유가가 출렁이며 미국 국채금리와 글로벌 외환시장도 들썩였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8일(현지시간) 최고 4.598%까지 오르며 지난 5월21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달러화지수 역시 100선을 넘어서면서 상승했다.

다만 글로벌 증시 등 금융시장에서는 미국-이란 갈등이 종전으로 가는 과정에서의 잡음으로 여기며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 분위기다. 국내 증시의 경우 반도체 업황에 대한 우려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에 대한 강경 발언 이후 "무슨 일이 벌어지더라도, 매우 빨리 끝날 것"이라고 강조하며 "원유 시장도 마찬가지다. 원유 공급은 매우 원활해질 것이다. 쉽게 공급될 것"이라고 수습하는 모양새를 보였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이번 사태가 협상을 깨기보다는 협상 주도권을 가져오기 위한 양국의 신경전으로 해석되는 측면이 강해 금융시장은 이를 심각하게 받아들이지는 않는 분위기"라고 해석했다. 다만 금리 움직임은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유가 급등이 인플레이션 압력을 재차 높일 수 있다는 우려감이 반영되며 미국 10년 국채금리가 급등하는 등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며 "금리가 추가 상승 시 주식, 외환시장은 물론 여타 자산시장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어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했다.

지정학적 불확실성보다는 반도체, AI(인공지능) 업황을 둘러싼 사안에 집중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지적도 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 증시 반등, WTI 상승분 반납 등으로 지정학적 불확실성에 대한 주식시장 내성이 크게 훼손되지 않았다고 할 수 있다"며 "코스피가 7000선 초반까지 떨어진 구간에서는 낙폭이 과했던 기존 주력 업종 중심의 분할 매수 대응이 적절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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