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투자자들이 나흘 연속 코스피 시장에서 '사자'를 외치면 4조원 이상 순매수했다. 개인 투자자의 매물을 외국인이 받아내며 지수를 끌어올리고 있다. 다만, 빅테크 실적 발표, 미국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등 수급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일정이 남아 있는 만큼 이를 염두에 두고 투자전략을 짜야 한다는 조언이 나왔다.
23일 오전 11시13분 현재 코스피는 전날 대비 162.36포인트(2.38%) 오른 6960.06을 나타내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상승 출발해 장중 7083.15까지 올랐다.
수급 측면에서 코스피 상승을 이끈 것은 외국인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1조1580억원 순매수 중이다. 개인과 기관은 각각 1조850억원과 356억원 순매도하고 있다.
외국인은 지난 20일부터 이날까지 나흘간 순매수 행진 중이다. 이 기간 외국인 투자자의 순매수액은 4조5941억원에 달한다. 특히 전날에는 하루 만에 2조6211억원어치 주식을 샀다. 이는 올해 들어 두 번째로 많은 일간 순매수액이다.
외국인은 현물뿐 아니라 코스피200 선물도 순매수하고 있다. 이달 들어 전날까지 외국인의 코스피200 선물 순매수액은 8조7992억원이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지난주부터 순매수로 전환한 외국인이 전날 코스피에서 2조6211억원을 순매수한 것은 특징적"이라며 "차트, 실적, 외국인 수급 측면에서 중립 이상의 재료를 확보해가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현재 코스피 레벨은 바닥권 영역에 진입한 것으로 해석 가능하다"고 말했다.
최근 중국 AI(인공지능) 스타트업 문샷의 '키미 K3' 공개에 따른 메모리 수요 둔화 우려가 완화되고,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이 시장 기대치를 뛰어넘는 2분기 실적을 기록한 것 역시 외국인 수급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오전 10시55분 기준 지난 나흘간 외국인이 가장 많이 산 종목은 SK하이닉스(순매수액 1조4336억원)다. 삼성전자(1조3770억원)와 삼성전자우선주(1637억원)도 순매수 상위 2위와 3위를 기록했다.
그러나 이 같은 외국인의 순매수세가 계속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메타 등 빅테크 기업들의 실적 발표가 남아 있고, 오는 28일 7월 FOMC도 열리기 때문이다. 중동전쟁 불확실성도 변수다.
이상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이 이달 초부터 선물을 매수하고, 최근 현물까지 매수한다는 것은 긍정적"이라면서도 "외국인의 수급이 구조적으로 변했는지 여부는 빅테크 실적 발표와 FOMC까지 확인해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코스피가 또다시 단기 급등을 할 경우 외국인이 차익실현을 할 가능성이 있다"며 "코스피가 천천히 상승한다면 외국인 수급은 우호적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외국인의 코스피 지분율이 아직도 40%대에 머물러 있는 만큼, 추가 매도가 나올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전날 기준 외국인 지분율은 40.57%다.
변준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의 코스피 지분율은 대체로 30~40% 범위에서 등락했다"며 "현재 지분율이 경험적 밴드 상단에 있는 만큼 지수 반등 시 재매도 압력이 발생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어 "이를 염두에 두고 시장 전략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며 "코스피 6000대에서는 매수 전략으로, 8000대에서는 외국인 재매도 여부를 관찰하면서 점진적 매도 전략으로 대응할 것을 권고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