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자재 전량 미매각·증권사 언더금리…고금리 여건 속 회사채 양극화

김지훈 기자
2026.09.03 17:21
회사채 수요예측 결과/그래픽=윤선정

신용등급 BBB급 일부 기업이 회사채 미매각으로 고전한 가운데 증권사들은 조단위 주문이 몰리며 채권 시장에 양극화 현상이 나타났다. 시장금리 상승과 중앙그룹 디폴트(채무불이행) 등 신용 이벤트가 겹치면서 기관투자자들이 발행사별 재무 상태와 업종을 따지는 움직임이 강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3일 IB(투자은행) 업계에 따르면 대신증권은 지난 1일 1500억원 규모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1조5900억원 규모의 주문을 받았다. 모집액의 10배가 넘는다. 2일에는 하나증권이 3000억원 모집에 2조150억원, DB증권이 1500억원 모집에 6600억원의 주문을 각각 확보했다. 이들 증권사는 일부 만기 구간에서 개별민평금리를 9~11bp(1bp=0.01%포인트) 밑도는 언더금리 조건으로 발행이 결정됐다. 증권업황에 대한 기대감에 따라 증권사들의 회사채 발행 여건이 상대적으로 우호적으로 형성된 것으로 풀이된다.

BBB급에서는 건자재기업 동화기업이 지난 5월21일 400억원 규모 수요예측에서 주문을 한 건도 받지 못해 전량 미매각을 냈다. 중앙일보도 2월 500억원 모집에 240억원을 받는 데 그쳤다. SLL중앙은 1월21일과 4월22일 각각 400억원을 모집했지만 주문은 320억원, 140억원에 머물렀다. 중앙그룹은 6월 들어서는 JTBC가 206억원 규모의 유동화 차입금을 만기 상환하지 못해 채무불이행을 선언한 것을 계기로 계열사들이 연쇄적으로 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갔다. 지난달 19일 이랜드월드도 200억원 모집에 180억원만 주문이 접수됐다.

동화기업은 미매각 이후 신용도에도 하방 압력이 생겼다. 한국신용평가는 지난 1일 동화기업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BBB+로 유지하면서 등급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낮췄다. 전해액과 해외 목재보드 자회사의 영업적자가 이어지면서 동화기업은 지난해 영업적자를 낸 데 이어 올해 상반기에도 연결 기준 57억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시장금리 부담도 커졌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AA- 등급 3년 만기 회사채 금리는 이날 연 4.567%로 마감해 지난해 연말 대비 109.1bp 올랐다. BBB- 등급 3년물도 10.375%로 106.3bp 상승했다.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3.888%로 93.5bp 올랐다.

높은 금리를 감수하더라도 업황 기대감과 현금 창출력이 있는 기업들을 중심으로 회사채 수요가 다시 살아날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화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최근 발행은 NPL(부실채권)사, 증권사, 건설사와 리츠, 신종증권의 발행이 다수 있었다"며 "상대적으로 증권사의 낙찰 금리가 (낮은 측면으로) 강했다. 제이알리츠 사태에도 불구하고 그룹 계열 리츠는 발행에 성공했고, 고금리 메리트가 큰 종목이 상대적으로 강하게 낙찰됐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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