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주 절반 모회사 주주 몫" 규제법안, 금투업계 'IPO시장 부담'

김나경 기자
2026.09.09 16:14

안도걸 민주당의원 중복상장 금지법안 대표발의
금투업계 "현행 거래소 규정보다 중복상장 더 어려워질 것"
공모주 절반 이상 모회사 주주 우선배정, 기업 자금조달 우려
금투업계도 대형 IPO 구조설계 부담↑
법 개정시 지난달 시행한 거래소 규정 '수정 불가피'

중복상장 금지 규정-의원안 비교/그래픽=김지영

자회사 상장 시 공모주 절반 이상을 모회사 주주에게 배정하도록 한 여당의 자본시장법 개정안에 금융투자업계가 우려를 표했다. 지난달 3일부터 시행 중인 한국거래소 규정·가이드라인에 이어 법률로 규제가 더해지면 IPO(기업공개) 시장과 기업 자금조달이 위축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9일 국회 등에 따르면 안도걸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소속의원(더불어민주당)은 현행 거래소 규정보다 중복상장을 더 어렵게 하는 내용을 담은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대표적으로 물적분할뿐 아니라 저비중 자회사를 상장할 때 모회사가 주주총회를 열고 특별결의(주주 3분의2 이상과 발행주식 총수 3분의1 이상 찬성)를 거치도록 했다.

자회사를 상장할 때 신규 상장사의 공모주 50% 이상을 모회사 주주에게 우선 또는 할인 배정토록 의무화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종속회사 매출이 모회사 전체 매출의 25% 미만이고 임원 겸직 비율이 3분의1 미만인 경우에만 중복상장이 가능하도록 한 것도 상장 문턱을 높였단 평가다. 현행 규정은 영업과 경영 독립성, 투자자 보호 등 '정성 평가'를 통해 중복상장 예외를 인정하고 있다.

증권사들은 여당의 중복상장 규제 강화로 IPO 시장이 더 위축될까 우려한다. 각종 공시 의무와 금융당국의 깐깐한 심사로 이미 위축된 공모 자금조달 시장에 법률 규제까지 더해지면 타격이 커질 것이란 의견이다.

특히 금투업계에서는 모회사 주주 보호를 강화하려는 취지는 공감하면서도 지나치게 일률적이고 추가적인 규제라는 점에서 난색을 표했다. 한 금투업계 관계자는 "중복상장에 대한 세부적인 예외 요건까지 법률에 일괄적으로 담을 경우 기업별 사업구조와 시장 상황을 충분히 반영하기 어렵다"며 "거래소 규정에 비해 변화에 맞춰서 유연하게 조정할 수 없게 된다"고 말했다.

거래소 규정·가이드라인보다 규제를 강화하면 기업 자금조달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다른 금투업계 관계자는 "추가 규제가 IPO 시장이나 기업 자금조달에 미칠 영향을 살펴봐야 한다"며 "정량지표로 모든 중복상장 사례에 같은 절차를 적용하는 것도 IPO 시장에는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신규 상장사의 공모주 절반 이상을 모회사 주주에게 우선 배정토록 한 것은 금투업계의 IPO 구조 설계에도 부담이다. 업계 관계자는 "공모주 절반 이상을 의무 배정하면 기관 투자자, 일반 청약 물량이 축소돼 수요 예측과 공모가격 결정에 제약이 생길 수 있다"면서 "특히 대형 IPO에서는 공모구조를 설계하는 데 부담이 커질 것"이라고 걱정했다.

거래소에서는 중복상장 관련 다수의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올라와 있는 만큼 입법 과정을 면밀히 살펴볼 예정이다. 지난 8월3일부터 거래소 규정과 가이드라인이 시행되고 있기 때문에 법 개정에 맞춰 대응하는 방향이다. 거래소 규정이나 가이드라인은 자본시장법의 하위 규정이기 때문에 법이 바뀌면 하위 규정들도 바꿔 시행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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