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전닉스 팔아 치운 개미들, 반도체서 탈출?…알고 보니 '양손투자'

김세관 기자
2026.10.01 15:09

삼전·닉스, 개인투자자 순매도 1·2위…금융투자 순매수 1·2위
"리스크 줄이면서 성장 가능성 여전한 시장에서 발빼지 않으려는 셈법"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담은 ETF 1개월 순자산 증가금액/그래픽=이지혜

개인투자자들이 최근 한 달여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식을 대거 팔면서도 상장지수펀드(ETF)를 통해서는 두 종목을 다시 사들이는 이른바 '양손투자'에 나서고 있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의 변동성 충격 이후 국내 주도주 쏠림 부담은 줄이고 간접투자로 반도체 비중은 유지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1일 한국거래소(KRX)에 따르면 국내 개인투자자들은 지난 9월 한 달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총 18조3100억원 순매도했다. 종목별로는 SK하이닉스(9조6880억원)와 삼성전자(8조6220억원)가 개인 순매도 1·2위였다.

반면 같은 기간 금융투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총 4조8310억원 순매수했다. 삼성전자 3조7741억원, SK하이닉스 1조569억원으로 금융투자 순매수 1·2위다. 금융투자 수급은 개인투자자의 간접투자 흐름으로 여겨진다. 개인이 ETF를 사면 유동성공급자(LP)인 증권사가 ETF 구성 종목을 사들이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한 달간 순자산 증가 ETF 주요 순위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구성 비율이 높은 상품들이 다수 이름을 올렸다. 구체적으로 TIGER 반도체TOP10이 7458억원, KODEX 반도체 4954억원, KODEX 반도체레버리지 2706억원, HANARO Fn K-반도체 2034억원, TIGER MSCI Korea TR 1900억원, KODEX 200타겟위클리커버드콜 1792억원, ACE AI반도체TOP3+ 1745억원, SOL AI반도체TOP2플러스 1667억원 등이다.

개인투자자들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현물은 처분하면서도 ETF를 통해 다시 반도체에 투자하는 흐름을 엿볼 수 있다.

두 종목의 실적 성장 기대가 여전한데도 개인투자자들이 반도체 주식을 대거 처분한 데는 차익실현 욕구와 변동성 리스크를 줄이려는 투자심리가 함께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수급 환경이 바뀔 수 있다는 점도 개인투자자 심리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동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대규모 자사주 매입이 외국인 등의 매도 물량을 상당 부분 흡수해왔다. 하지만 자사주 매입이 끝나면 이 같은 수급 안전판이 약해질 수 있다. 변동성이 다시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직접투자를 망설이게 한다는 것이다.

양일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투자자 입장에서는 자사주 매입 종료 이후 수급 공백에 대한 우려를 할 수 있다"며 "(이미) 알려진 재료로 주가가 추가 하락할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업계 일각에서는 개인들의 반도체주 매도를 단순한 반도체 이탈이 아니라 투자 방식의 변화로 보기도 한다. 개별 종목 중심에서 포트폴리오 중심으로 투자 기준이 바뀌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날 발표된 9월 수출입 동향에서 반도체 수출이 메모리 수요 확대와 수출 물량 증가 등에 힘입어 사상 처음 600억달러(약 82조원)를 돌파하는 등 반도체 슈퍼사이클(초호황기) 기대도 여전하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개인들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매도했다고 해서 반도체 업황에 대한 기대까지 낮아졌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리스크는 줄이면서 여전히 성장 기대가 높은 반도체 시장에서 완전히 발을 빼지 않으려는 셈법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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