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표전환랩 투자자 곡소리…소프트클로징 없었나

김경렬 기자
2026.10.28 17:52
주요 증권사의 위험성향별 고객 비중 현황/그래픽=이지혜

올해 상반기 목표전환형 일임형 랩을 통해 수천억원 수수료 수입을 벌어들인 증권사들이 사면초가다. 지난 6월 초까지만 하더라도 1만포인트를 바라봤던 코스피가 반토막 나면서 주식을 포트폴리오로 구성한 펀드에 평가손실이 쌓이고 있어서다. 특히 목표에 도달했는데도 상환되지 않은 증권사의 경우 감당할 수 있는 한도까지만 자금을 모으는 소프트클로징이 없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주식 목표전환형 랩 상품 판매량은 증시가 침체하기 직전인 지난 7월 각 사별로 수백억원 이상을 판매했다. 7월 한 달 간 한국투자증권은 2000억원, KB증권은 1600억원, 신한투자증권은 850억원, NH투자증권은 약 500억원, 삼성증권은 약 450억원어치를 팔았다. 앞서 상반기에는 각 사별로 월별 조 단위로 판매하기도 했다.

목표전환형 상품은 사전에 정한 목표수익률(연 5~7%)에 도달하면 주식이나 상장지수펀드(ETF)와 같은 고위험 자산이 채권·머니마켓펀드(MMF) 등 안전자산으로 자동 전환되는 게 특징이다. 수익률을 달성하면 안전자산으로 전환되는데 대다수 고객이 안전자산을 보유하지 않고 상품 헤지를 통해 수익을 실현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이들 상품은 증시가 꺾이면서 수익률이 꺾였다. 일부 계좌는 목표전환이 되지 않아 평가손실이 발생했다. 이에 따라 고객 불만도 늘고 있다. 실제로 KB증권에 이어 신한투자증권에서도 운용방식이 부적절하다는 취지의 소비자 민원이 발생했다. 이들 두 업체는 은행을 핵심 계열사로 두고 있는 만큼 은행창구에서 예금 고객을 소개받아 불완전 판매를 했을 수 있다는 의혹도 받는다.

그간 업계에서는 일부 증권사의 무분별한 영업에 대해 우려해왔다. 증권사 랩·신탁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N차 모집' 형식으로 판매된 상품은 각 회차마다 수천억원씩 모집된 경우가 있다. 이런 모집 물량은 한 회사의 랩 인력들이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일반적으로 회차별로 기간을 정해 투자금을 받는데 이 때 목표 달성 시 주식을 판매해 상환할 수 있는 정도만 수용해 판매북을 닫는 것을 '소프트 클로징'이라고 한다. 예를 들어 목표전환형 A상품의 1회차 모집에서 3000억원이 모인 경우, 상품 포트폴리오에 일 거래대금 1000억원 미만 상품이 있다면 목표달성한 계좌의 주식을 모두 팔 수 없다. 살 사람이 없어서다.

실제로 KB증권에서는 지난달 '체슬리 자문 목표전환형 랩' 상품에 가입한 계좌 약 10개가 목표수익률에 도달하고도 상환되지 않았다. 이 중 일부 투자자는 본인의 계좌만 상환되지 않은 점에 대해 운용 일관성이 없다는 이유로 금융감독원에 민원을 제기한 상태다.

한편 공격적인 영업은 각종 지표로 나타나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박홍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일부 증권사는 고객의 위험성향 비중에 안정형 고객이 차지하는 비중이 10%가 되지 않았다. 고객의 위험성향 확인 방법은 모바일과 현장 가입 2가지가 있는데 안정형 고객은 목표전환형 랩과 같은 주식형 상품에 가입할 수 없다. 상품에 가입하기 위해선 본인의 성향을 상품 위주로 책정해야 한다. 안정형 고객 비중은 KB증권이 0%대(2894명)로 가장 낮았다. 이어 NH투자증권, 대신증권 4%대, 삼성증권 8%대, 미래에셋증권 9%대를 각각 기록했다.

현재 랩신탁 운용 인력은 레고랜드 사태 이후 금융당국의 제재로 주식운용 전문가들이 일제히 퇴진한 상태다. 한 증권사의 고객자산운용본부장은 기업금융 실무를 맡았고 주식운용 이력은 전무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증권사의 부문장은 지역본부장을 지내거나 지점 인력이 본부로 이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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