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찰이 서울 구로구 주택가 인근 쓰레기 더미에 '미라화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는 남성 2명에게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28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구로경찰서는 사체유기 혐의를 받는 60대 남성 A씨와 사체유기교사 혐의를 받는 80대 건물주 B씨에 대해 각각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들은 지난 22일 서울 구로구 주택가 쓰레기 더미에 미라화된 시신을 함께 유기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지난 27일 오전 11시쯤 구로구 한 주택가 골목에서 시신이 발견됐다는 신고를 접수했다. 쓰레기를 수거하던 구청 근무자가 비닐과 신문 등에 싸인 시신을 발견해 신고한 것으로 파악됐다. 시신은 일부 미라화가 진행된 상태였다. 경찰은 사망한 지 한 달 이상 지났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경찰은 사망자가 홀로 그 자리에서 사망했을 가능성은 없다고 보고 신고 당일 탐문과 폐쇄회로(CC)TV 분석 등을 통해 A씨와 B씨를 긴급체포했다.
두 사람은 경찰의 1차 조사에서 시신을 버린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당시 시신이라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는 취지로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직접 시신을 유기한 A씨는 "버리는 과정에서 시신일 수 있다는 의심이 들었지만 B씨의 지시를 따랐다"고 했고 건물주 B씨는 "건물에 인형처럼 보이는 물건이 있어 버리라고 지시했을 뿐"이라는 취지로 각각 진술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이들 진술의 신빙성을 확인하기 위해 보강 수사를 진행 중이다.
A씨와 B씨는 과거 임차인과 임대인 관계로 알게 된 사이로 확인됐다. A씨는 현재 다른 곳으로 이사했지만 평소 B씨의 일을 도우며 아버지처럼 따랐던 것으로 전해졌다.
시신이 발견된 곳은 평소 주민들이 쓰레기를 배출하는 장소로 지난 22일 유기된 시신은 발견 당시까지 같은 자리에 놓여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그동안 음식물쓰레기나 대형폐기물 등 일부 폐기물만 수거되면서 시신이 그대로 남아 있었을 가능성도 살펴보고 있다.
경찰은 변사자의 신원을 특정했으나 정확한 사망 원인은 아직 밝혀내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날 오전 시신을 부검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은 "부패 등으로 인해 사인 및 사망 일자를 특정하기 어렵다"는 구두 소견을 밝혔다. 국과수는 추후 경찰에 최종 부검 감정 결과를 회신할 예정이다.
경찰은 밝혀진 신원을 바탕으로 변사자의 사망 전 행적과 사망 경위 등을 수사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