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 울리는 따상 먹튀·공모가 뻥튀기 막는다

방윤영 기자
2026.11.03 16:36

[공모주 시장 새판]④코너스톤 투자자·사전수요예측 제도 13일 시행…IPO 시장 안정화 기대

[편집자주] 공모주 시장의 투자 방식이 달라진다. 정부는 기업이 상장하기 전에 기관투자자를 확보하고, 기관의 투자 의향을 미리 확인해 공모가격을 정할 수 있도록 제도를 바꿨다. 상장 후 주가 급락을 줄이고 기업의 안정적인 자금조달을 돕기 위해서다. 개인투자자에게 어떤 변화가 생기고 누가 제도의 혜택을 받을 수 있을지 살펴봤다.
코너스톤 투자자·사전수요예측 제도 내용/그래픽=이지혜

IPO(기업공개) 때 상장 첫날 '따상'(공모가 대비 2배로 시초가 형성 후 상한가)을 찍은 뒤 급락하는 단타 위주 투자를 줄여 장기투자를 유도하고 공모가 뻥튀기를 막기 위한 코너스톤 투자자·사전수요예측 제도가 본격 시행된다. IPO 대어로 꼽히는 무신사 등이 제도를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위원회는 3일 자본시장법이 대통령령에 위임한 코너스톤 투자자·사전수요예측 제도 관련 세부사항을 정한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안이 국무회의에서 의결됐다고 밝혔다. 제도는 오는 13일부터 시행된다.

코너스톤 투자자 제도는 6개월 이상 주식을 팔지 않는 조건(보호예수)으로 기관투자자에게 공모주 물량 일부를 사전배정하는 제도다. 그동안 기관투자자는 배정받은 공모주를 상장 직후 팔아 차익을 실현하는 경우가 많아 상장 당일 주가가 크게 뛰었다가 곧바로 떨어지는 문제가 반복됐다. 중장기로 투자하는 안정적인 기관투자자를 미리 확보해 이런 문제를 완화하자는 취지다. 코너스톤(cornerstone)이 건물의 기초를 잡는 '초석'을 뜻하듯 IPO 시장의 안정성과 신뢰를 받쳐주는 장치를 마련한 셈이다.

시행령 개정안은 코너스톤 투자자의 보호예수 기간을 50%는 6개월, 30%는 8개월, 20%는 10개월로 나눴다. 보호예수가 특정일에 한꺼번에 풀리면 매도가 몰릴 수 있다는 점을 고려했다.

개인투자자와의 형평성 문제를 막기 위해 코너스톤 투자자에게 사전배정할 수 있는 물량 한도도 정했다. 일반투자자(개인)·우리사주조합·정책펀드(하이일드펀드·코스닥벤처펀드) 몫을 뺀 기관투자자 배정 물량 안에서 한도를 설정했다.

물량 상한은 코스피와 코스닥에 다르게 적용한다. 코스닥은 공모 규모가 작고 정책펀드 별도 배정분이 많아 기관투자자의 참여 유인이 적을 수 있어서다. 코스닥은 전체 한도 30%, 개별 기관 한도 20%로 정했다. 코스피의 전체 한도 20%, 개별 기관 한도 10%보다 10%포인트씩 높다.

코너스톤 투자자는 사전 청약하는 공모주 물량의 20배 이상 자기자본 또는 위탁재산을 갖춰야 한다. 이해상충을 막기 위해 대주주·특수관계인 등 이해관계가 있는 기관투자자는 코너스톤 투자자 계약을 맺을 수 없도록 했다. 코너스톤 투자자 계약을 조건으로 직간접적인 이익을 주고받는 행위도 금지한다.

이재명 대통령이 3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사전수요예측은 IPO 때 증권신고서 공시로 희망 공모가 밴드가 확정되기 전에 주관사가 기관투자자의 수요를 파악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주관사는 초기 희망 공모가 밴드 설정 단계부터 시장수요를 파악하고 반영할 수 있어 공모가를 합리적으로 산정할 수 있다.

시행령 개정안에 따르면 주관사 등은 기업 실사 결과보고서를 작성한 뒤 자격요건을 충족하는 기관투자자에게 기업 정보(증권신고서 공시 정보)를 제공하고 매입 희망 가격이나 물량 등 수요를 문의할 수 있다.

이때 제공하는 정보는 아직 공시 전이라 비밀유지계약을 맺어야 한다. 이를 어기고 해당 정보를 제3자에게 전달해 이용하도록 하면 불공정거래 행위인 미공개중요정보 이용행위로 처벌받을 수 있다.

사전수요예측에 참여할 수 있는 전문투자자의 자산규모 요건은 현행 수요예측 참여자격과 같게 정했다. 현행 규정 가운데 '일반 사모집합투자업자·투자일임업자는 총 위탁재산 300억원 이상' 요건만 적용하고, 등록 후 2년이 지나면 50억원으로 낮춰주는 완화 요건은 적용하지 않는다. 이와 함께 기업가치 평가 역량, 미공개정보 내부관리 역량 등을 확인하기 위해 최근 IPO 수요예측·의무보유확약 참여실적 등 추가 자격 요건을 두기로 했다.

이 제도는 오는 13일 이후 증권신고서를 내는 IPO 기업부터 적용된다. 내년 코스피 상장을 목표로 하는 무신사 등이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무신사의 기업가치는 최대 10조원으로 코스피 대어로 꼽힌다. 기업 입장에서는 코너스톤 투자자 등을 활용하면 상장 직후 물량이 한꺼번에 쏟아지는 오버행 부담을 덜고 장기투자자를 초기에 확보해 기업가치에 대한 신뢰를 쌓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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