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률형아이템' 자율규제 강화… '규제 입법' 막을까

서진욱 기자
2017.02.15 17:12

적용대상 확대, 투명한 정보공개 방안 도입… 규제 입법 '차단' 의도

게임업계가 한층 더 강화된 확률형 아이템 자율규제 시행에 나선다. 자율규제 적용 대상을 확대하는 한편, 관련 정보도 투명하게 공개하겠다는 입장이다. 강도 높은 자율규제를 시행함으로써 국회의 입법 규제 시도를 사전 차단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한국인터넷디지털엔터테인먼트협회(이하 K-iDEA)는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서 확률형 아이템 자율규제 강령 선포 및 평가위원회 위촉식을 개최했다. K-iDEA는 넥슨과 넷마블게임즈, 엔씨 등 주요 게임사들이 소속된 협회다.

강신철 K-iDEA 회장은 “새롭게 선보이는 자율규제 개선안은 기존에 비해 대폭 개선된 내용들을 담고 있다”며 “개선안 도입을 계기로 이용자 신뢰도를 회복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확률형 아이템은 게이머가 개봉하는 방식으로 다양한 아이템을 얻을 수 있다. 희귀 아이템일수록 획득 확률이 낮아지는 일종의 뽑기 아이템이다. 확률형 아이템 관련 정보 공개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이어지자 2015년 7월 업계 최초 자율규제를 도입한 바 있다.

◇대폭 강화된 자율규제… 정보공개 구체화=이날 K-iDEA는 자율규제 적용 대상을 확대하고, 구체적인 확률 공개 및 표시 방식을 담은 개선안을 내놨다. 강령상 적용 대상을 모든 게임으로 확대하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청소년 이용 불가 게임에 대한 적용은 다음 평가까지 유예키로 했다.

아이템별 획득 확률과 구성 비율도 명확하게 표기하고, 해당 정보를 게임 내 또는 이용자가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위치에 공개키로 했다. K-iDEA 홈페이지에 모든 게임의 확률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공간도 만든다.

개선안은 또 아이템 판매 시 금지조항과 희귀 아이템 관련 추가 조치도 강제키로 했다. 확률형 아이템 내 희귀 아이템 비율과 출현 개수를 명확히 공지하고, 일정 구매금액 도달 시 희귀 아이템 등을 줘야 한다.

K-iDEA는 자율규제 이행 현황 감독을 위한 평가위원회를 구성하고, 6명의 평가위원을 위촉했다. 개선안은 자율규제 강령 시행에 필요한 시행세칙 제정과 게임사 대상 설명회 등 준비기간을 거쳐 오는 7월 1일부터 시행한다.

K-iDEA는 지난해 11월부터 학계 전문가와 소비자단체, 정부기관, 게임사, 이용자 등이 참여한 정책협의체를 구성, 개선안을 마련했다.

◇자율규제 강화로 ‘규제 입법’ 차단 나서=게임업계가 자율규제를 크게 강화 한데는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국회의 입법 규제 움직임과 관련 있다. 현재 이원욱(더민주), 노웅래(더민주), 정우택(자유한국당) 의원이 확률형 아이템을 규제하는 법안을 발의한 상태다.

특히 이 의원의 법안은 획득 확률 10% 미만인 아이템을 포함할 경우 게임등급을 청소년이용불가로 분류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상당수 확률형 아이템의 희귀 아이템 획득확률이 1% 미만인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전체·청소년 이용가 게임에서 확률형 아이템을 폐지하라는 조항이다. 지난 19대 국회에서도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규제 입법이 추진된 바 있다.

대형 게임사 관계자는 “업계 스스로 대폭 강화된 자율규제를 내놨기 때문에 규제 입법 추진을 중단해야 한다”며 “만약 법으로 규제한다면 해외 게임들과의 역차별 문제로 국내 게임산업을 위축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며 말했다.

정책협의체 좌장을 맡은 황성기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법안이 통과되면 자율규제는 무의미해진다”며 “업계 스스로 자율규제 로드맵이 나왔기 때문에 실제 시행할 수 있는 기회를 줘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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