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법제화 선두주자 'EU' 보니

김지민 기자
2017.02.16 16:23

EU는 '집행위' 미국은 '민간' 중심으로 제도 개선 착수…일본은 AI저작권 논의 활발

우리 정부가 인공지능(AI) 시대 대비를 위한 법제도 마련에 나선 가운데 우리보다 훨씬 앞서 논의를 시작한 나라들의 행보가 재조명을 받고 있다. 인공지능 법제화 논의를 가장 활발히 해오고 있는 유럽연합(EU)과 인공지능 기술 강국인 미국과 일본이 대표적이다.

EU는 이미 2000년대 중반부터 인공지능 윤리를 논의 테이블에 올렸다. 대표적인 게 인공지능에 대한 법인격 부여 문제다. 2005년부터 ‘윤리로봇’(ETHICBOTS) 이라는 프로젝트를 추진한 EU는 2014년 3월 인공지능과 인간의 법률적 관계 등을 다룬 ‘로봇법‘(RoboLaw) 프로젝트를 가동하기 시작했다. 이 프로젝트는 로봇 기술의 법률적, 윤리적 이슈 검토를 통해 새로운 규범체계를 정립하고자 하는 연구 목표에 따라 이탈리아, 네덜란드, 영국, 독일 등 4개국이 참여해 자율주행차, 수술로봇, 로봇인공기관, 돌봄 로봇 등 4가지 분야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다.

이 같은 논의를 토대로한 성과물들은 법제도로 이어질 전망이다. EU의회는 최근 로봇의 법적 지위를 ‘전자 인간'(Electronic Person)으로 인정하는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전자 인간이란 인간으로서의 인격이 아니라 법적 주체로서 권리를 부여한다는 의미다.

로봇의 윤리성을 적극적으로 언급하는 EU와 달리 미국은 인공지능 기술과 산업의 발전, 개인보호 측면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미국 정부는 버락 오바마 정부 말기에만 AI관련 핵심보고서를 3건 출간했는데 여기선 연구개발(R&D)의 윤리기준과 프라이버시 문제 등을 주로 다뤘다.

유럽이 EU집행위원회를 중심으로 법제화를 적극 추진하고 있는 반면, 미국에선 민간 영역에서 논의가 활발한 편이다. 미국이 주도적으로 이끌고 있는 IEEE(국제전기전자학회)는 인공지능 개발자윤리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내놓고 전 세계 개발자들의 의견을 수렴 중이다. 미국 스탠포드대학은 ‘AI 100’ 조직을 통해 인공지능 시대의 사회 변화상에 대한 제언들을 내놓고 있다.

우리 정부가 추진 중인 기본법 제정과 비슷한 움직임을 보이는 곳이 일본이다. 일본은 인공지능 개발 가인드라인을 만들겠다고 공표하고 각 나라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 중이다. 정책적인 방향성을 확고히 갖춘 뒤 접근하겠다는 기조는 우리와 같다. 법률개선보다는 인공지능 저작물에 대한 권리문제 등에 대한 논의가 활발한 편이다.

심우민 국회 입법조사관은 “유럽이나 미국, 일본 등은 법이나 제도를 만드는데 급급한 것이 아니라 다양한 의견들을 수렴하고 논의하는 작업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며 “우리도 법을 추가적으로 만들기 보다는 꾸준한 논의를 통해 인공지능 환경에 신속히 대응할 수 있는 법, 제도 체계를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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