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2위의 가상자산 채굴 국가인 카자흐스탄이 채굴산업을 장려하다 심각한 전력난에 봉착했다. 카자흐스탄 당국이 정책적으로 채굴 사업을 유치한지 불과 반 년 만이다.
지난 25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카자흐스탄 전력공급회사(KEGOC)는 정부에 등록된 채굴업자 50명에게만 전력을 공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카자흐스탄 내 석탄 화력 발전소 3곳이 폐쇄되면서 전력 수급에 문제가 생겼기 때문이다.
FT에 따르면 지난 5월 중국이 채굴을 불법화하자 최소 8만7849개의 채굴기가 중국에서 카자흐스탄으로 소재지를 옮겼다. 중국과 달리 카자흐스탄은 값싼 전력 등을 내세우며 채굴 사업을 장려했다. 지난 7월 말에는 법정 화폐로 비트코인 거래도 허용했다.
다만 이로 인해 카자흐스탄에서는 지난달 전국 6개 지역 마을에서 정전이 발생하는 등 전국적인 전력난이 심화됐다. 그러자 당국이 나서서 채굴기에 대한 전력 공급을 통제하기 시작했다. 정부가 전력 공급을 통제하자 채굴업체 자이브(Xive)는 채굴기 2500대를 폐쇄해야 했다.
카자흐스탄의 전력난은 예견된 일이었다는 평가다. FT에 따르면 카자흐스탄 전체 전기 발전량의 8%를 가상자산 채굴업자들이 사용하고 있다. 특히 정부에 등록하지 않고 불법 채굴하는 '회색 채굴업자'들이 정부 허가를 받은 '백색 채굴업자'들의 사용량에 비해 2배가량의 전력을 쓰고 있다.
카자흐스탄은 전력 수급을 정상화하기 위해 러시아 에너지 기업과 협상을 시작했다. 하지만 협상이 난항을 겪을 경우 최근의 전력난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번 일로 카자흐스탄이 전세계 가상자산 채굴 국가 순위에서 뒤처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현재 가상자산 채굴 순위 3위인 러시아가 새로운 채굴 국가로 부상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FT는 카자흐스탄에서 채굴하던 해외 채굴업자들이 카자흐스탄 당국에 기계 자산 가치의 12%를 수출 세금으로 부담하면서도 러시아 등으로 채굴기를 이전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