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 독립기구인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위원·위원장도 국회가 탄핵 소추할 수 있는 법안이 9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에 상정됐다. 특히 지난 5일 류희림 방심위원장이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의 '국민의힘 윤석열 탄핵촉구 문자행동'(이하 문자행동) 사이트를 긴급 삭제 의결한 것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은 '내란 동조범'이라고 맹공했다.
이날 과방위 야당 의원들은 오전 10시30분 전체회의를 열고 '방송통신위원회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개정안'(방통위법)을 상정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앞선 법안심사소위에서부터 야당과 충돌하다 전체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 개정안은 △방심위 장관급 국가 기관화 △위원장 임명 전 국회 인사청문회 실시 △위원장 법률 위반시 탄핵 소추 등이 골자다.
헌법 제65조제1항에 따르면 탄핵 소추 대상은 '공무원'으로 한정돼 있어, 민간 독립기구인 방심위원장과 위원은 해당하지 않는다. 그러나 방송·통신 심의 업무의 공공성과 파급성을 고려하면 국회의 견제 장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방통위법에도 심의위원 위촉에 대한 규정은 있으나 해임에 대한 규정이 없어 사실상 견제 수단이 없다는 설명이다.
류 위원장의 '민원 사주' 논란은 이런 논의에 불을 댕겼다. 류 위원장은 방심위가 윤석열 대통령에 불리한 내용을 보도한 언론사를 심의하도록 가족·지인을 동원해 민원을 넣었다는 의혹을 받는다. 최근엔 국민의힘이 민원을 넣은 지 2시간 만에 긴급회의를 소집해 문자행동 사이트 삭제 시정 요구를 내린 것에도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이에 대해 이훈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방심위를 민간기구로 둔 것은 방송의 독립성과 공공성을 유지하고 어디에도 휘둘리지 않기 위해서였다"며 "그러나 윤석열 정권이 들어서고 방심위가 언론 통제 장악기구로 전락했다"고 지적했다. 문자행동 사이트 삭제 의결에 대해서도 "내란수괴 윤석열을 옹호하고 보호하기 위한 내란에 동조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노종면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류 위원장과 윤 대통령이 '매우 가까운 사이'라고 주장했다. 노 의원은 윤 대통령 당선인 시절인 2022년 4월 11일 경주에서 찍힌 사진을 공개하며 "(윤 대통령이) 중한 시기에 사람들 떼거리로 모여서 술을 쳐 드셨다. 그 자리에 류희림이 있었다"라고 밝혔다. 2022년 6월 18일 김건희 여사와 류 위원장의 아내가 함께 찍힌 사진도 공개했다.
이날 김태규 방통위원장 직무대행은 계엄에 대한 입장을 묻는 의원들의 질의에 "수사가 진행 중이고 국회에서도 논의되고 있는 상황에서 개인적인 의견을 밝히는 건 적절치 않다"며 즉답을 피했다. 방심위의 문자행동 사이트 삭제 의결에 대해서도 "방심위가 개별적으로 판단한 부분에 대해 방통위가 관여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