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공짜폰' 사려다 개인정보 팔린다...'성지'에 칼 빼든 방미통위, 왜

윤지혜 기자, 이찬종 기자
2026.02.05 11:19

신분증 스캐너 우회한 불법 프로그램 잇따라
방미통위, KAIT와 상시점검 돌입…사전승낙 철회 고려

5일 서울 광진구 강변테크노마트 6층 휴대전화 집단상가. /사진=성시호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가 소위 '성지'로 불리는 휴대폰 판매점의 불법 행위에 칼을 빼들었다. 휴대폰 개통시 쓰이는 '신분증 스캐너'를 우회해 가입자의 신분증 정보를 빼돌리는 범죄가 잇따르자, 현장점검을 상시화하고 최악의 경우 휴대폰 판매를 금지하기로 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방미통위와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KAIT)는 이달부터 전국 판매점을 대상으로 신분증 스캐너 불법 프로그램 사용 여부를 상시 점검한다. 지난해 KAIT는 사전승낙을 받은 판매점 1만5000개 중 불법 프로그램 사용이 의심되는 900개를 특별 점검해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그러나 또 새로운 유형의 불법 프로그램이 등장하자 상시 점검에 나선 것이다.

방미통위는 위법 행위를 한 판매점의 사전승낙을 철회하는 것도 고려한다. 사전승낙 제도는 이통사 대리점이 일정 요건을 충족한 판매점에 개통 권한을 부여하는 장치로, 취소시 해당 판매점은 휴대폰을 판매할 수 없게 된다. 방미통위는 사전승낙 없이 휴대폰을 판매시 최대 50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한다. 더불어 지난해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으로 방미통위는 '건전한 유통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시책'을 수립해야 한다. 이를 논의하는 협의체에서도 불법 프로그램 단속 문제를 다룰 전망이다.

장려금 더 받으려 '몰아찍기'…개인정보 유출·이면 계약 주의보

신분증 스캐너란 휴대폰 개통시 신분증 진위를 확인하는 시스템이다. 유통점(대리점·판매점) 직원이 신분증을 촬영· 복사하는 과정에서 개인정보가 무단 저장·유출될 위험을 줄이고, 위조 신분증으로 대포폰을 개통하는 걸 막기 위해 2016년 도입됐다. 스캔한 이미지는 이통사 전산에만 업로드돼 별도 사본·파일로 저장할 수 없다. 문제는 이를 우회해 신분증 파일을 별도 저장하는 불법 프로그램이 잇따르는 것이다. 한 유통점 관계자는 "지역 성지에서 이같은 불법 프로그램이 횡행한다"고 귀띔했다.

성지점이 가입자의 신분증 정보를 저장하는 이유는 이통사로부터 더 많은 판매장려금을 받기 위해서다. 이를테면 이통사가 가입자 100명 유치시 건당 5만원의 판매장려금을 지급하는 프로모션을 시행하면, 판매점은 이를 충족하기 위해 여러 매장 또는 여러 날에 분산된 가입자를 한 번에 모아 개통하는 편법을 벌인다. 이른바 '몰아찍기'다. 이 때문에 소비자에게 실물 신분증을 맡기고 가라는 판매점도 있다.

이 경우 신분증 정보 유출로 인한 명의도용 우려가 크다. 싼값에 휴대폰을 사러 성지를 찾았다가 자칫 개인정보 유출 위험에 놓일 수 있는 셈이다. 또 고액의 페이백을 약속하면서 계약서엔 구체적인 내용을 기재하지 않거나 페이백 약속을 미이행하는 등 피해가 발생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성지에선 판매장려금이 나중에 들어오는 것을 고려해 '한 달 뒤 페이백하겠다'는 식으로 계약한다"며 "이처럼 판매점과 가입자 간 이면 계약은 분쟁이 발생해도 이통사가 책임지기 어려운 구조인 만큼 소비자가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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