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직 우체부 딸로써…이거 진짜 믿을 만함.", "약간 기사식당 생각나서 믿음 가는 자료"
부산지방우정청이 발행하는 맛집 지도가 최근 인터넷 커뮤니티와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서 화제다. 맛집 지도를 올린 한 여행 인플루언서의 인스타그램 게시글에는 4일 만에 댓글 3000여개와 좋아요 2500여개가 달렸다. '로컬 힙 문화'를 적절히 반영한 젊은 층 겨냥에 성공해서다.
15일 구글 트렌드에 따르면 지난 11일 '우슐랭'은 '미슐랭'보다 56.2% 많이 검색됐다. 우슐랭은 '우체국'과 '미슐랭'의 합성어로 부산지방우정청이 2024년부터 매년 발행하는 맛집 가이드를 부르는 별칭이다. 미슐랭 가이드를 발간하는 프랑스 타이어 회사 '미쉐린'보다는 127.3% 많이 검색됐다. 온라인 입소문을 타면서 원조보다 많이 검색된 것이다.
우슐랭 가이드 제작에는 부산·울산·경남 소재 37개 우체국이 참여한다. 소속 직원 4500여명이 약 5개월간 공들인 결과물이다. 매일 수십 킬로미터(㎞)를 이동하며 골목 맛집을 속속들이 아는 집배원과 지역 사정에 밝은 우체국 직원이 추천하는 '로컬 맛집'이 모인다. 최근 화제가 된 건 지난해 3월 발행한 버전으로 245개 맛집 정보가 담겼다.

우슐랭 가이드가 화제가 된 건 봄맞이 여행 수요와 '로컬 관광' 인기가 맞아떨어진 결과로 해석된다. 특히 로컬 관광은 관광객이 아닌 '현지인'의 삶을 체험해보고자 하는 젊은 층 수요로 수년간 인기다. 한국관광공사는 '2026 관광 트렌드' 발표를 통해 '로컬의 재창조'를 7개 핵심 키워드 중 하나로 꼽았다. 2025년에도 '로컬리즘 추구'가 같은 키워드에 뽑혔다.
우슐랭 가이드 인기는 '손해 보기 싫어하는' MZ세대(1980년대~2000년대 초반 출생)의 특징이 반영된 결과라는 해석도 나왔다. 네이버(NAVER(203,500원 ▼9,500 -4.46%)), 카카오(44,000원 ▼1,950 -4.24%) 등 민간 플랫폼이 아닌 공공기관이 제작하는 만큼 광고로부터 자유롭다는 인식이 있다는 것이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명예교수는 "최근 젊은 사람들은 지불한 대가에 걸맞은 상품이나 서비스를 받는 걸 중요시한다"면서 "맛집을 잘 알고 믿을 수 있는 공공기관인 우체국이 발행하다 보니 이목이 쏠린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부산지방우정청은 우슐랭 가이드의 신빙성을 유지하기 위해 엄격한 기준을 적용한다. 다음 달 공개될 올해 개정판 우슐랭 가이드는 지난해보다 5개 줄어든 240개 음식점이 실릴 예정이다. 1년간 폐업했거나 맛·위생 등 기준에 못 미치게 된 식당은 제외하고 새롭게 찾은 음식점을 더하면서 개수가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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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올해 개정판은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기 위해 기존의 '식도락'에 '관광'을 연계할 예정이다. 맛집 정보 외에도 숨은 관광명소, 문화 휴양지, 지역 축제 정보 등 다양한 여행 콘텐츠가 기재된다. 우정사업본부 관계자는 "우슐랭 가이드는 골목 상권을 활성화하고 지역 경제에 선순환 구조를 마련하기 위해 시작된 사업"이라며 "우체국에 대한 친근한 이미지를 제고하겠다는 목표도 있었다"고 밝혔다.
우슐랭 가이드는 현재 부산·울산·경남 지역에서만 발행 중이다. 이에 온라인에서는 "전국 단위로 확장해달라"는 반응이 나온다. 다만 우슐랭 가이드는 아직 지역 확장 여부가 미정인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