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 IP' 내세웠지만…잘 달린 배그, 뒷걸음질 쿠키런

이정현 기자
2026.05.17 20:00

크래프톤 9년째 매출 증가세
데브시스터즈 '적자' 폭 확대

크래프톤 vs 데브시스터즈/그래픽=이지혜

단일 IP(지식재산권)에 쏠린 매출구조로 인해 우려 섞인 시선을 받던 두 게임 회사의 실적이 갈렸다. IP 특징을 유지하며 이벤트와 협업 등으로 변주한 크래프톤의 수익성은 크게 개선된 반면 IP 세계관 확장에 마케팅비를 쏟아부은 데브시스터즈의 실적은 악화일로다.

17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2017년 12월 '배틀그라운드'(이하 배그)를 출시한 크래프톤은 올해 1분기에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역대 최대실적을 거뒀다. 특히 영업이익은 국내 게임사 가운데 최대를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56.9% 증가한 1조3714억원, 영업이익은 22.8% 증가한 5616억원이다.

크래프톤은 여러 신작을 내놨지만 성과를 못 내면서 상대적으로 배그의 무게감이 커졌다. 이에 배그의 인기가 식으면 회사 전체의 실적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다만 우려와 달리 배그의 매출은 9년째 증가세를 보인다.

게임업계에서는 '에버그린 IP'에 진입했다는 평가도 받는다. 에버그린 IP란 출시된 지 오랜시간이 지났지만 꾸준히 사랑받으며 지속적인 수익을 창출하는 IP를 뜻한다. 크래프톤이 배그의 생명력을 연장하려 라이브서비스뿐 아니라 매달 새로운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콘텐츠 업데이트를 진행한 결과로 풀이된다.

크래프톤은 배그와 다양한 IP의 협업을 진행하고 기존 맵 리마스터 및 대규모 신규 맵 출시로 이용자에게 신선함을 안겼다. 또 캐릭터의 성능이 아닌 꾸밈 아이템 위주의 BM(비즈니스 모델)을 정교화해 이용자의 수집욕구를 자극하고 안정적인 매출원을 확보했다. 지역별·글로벌 단위의 이(e)스포츠 대회를 정기적으로 개최해 커뮤니티도 강화했다.

반면 2013년 4월에 출시한 '쿠키런' 단일 IP 구조인 데브시스터즈는 올해 1분기에 영업손실 174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4분기 영업손실 124억원에서 적자폭이 더 커졌다. 매출도 같은 기간 2% 감소했다. 실적이 악화하면서 이 회사의 경영진은 무보수 경영을 선언하고 전사 대상 희망퇴직도 진행 중이다.

업계에서는 데브시스터즈가 '쿠키런'이라는 원 IP로 △퍼즐 △액션 △3D(3차원) 배틀액션 △트레이딩카드 등 다양한 장르의 게임을 개발하며 IP 외형 키우기에만 집중한 것이 아쉬운 결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장르별 내실을 추구하기보다 캐릭터 가짓수만 늘려 IP의 외형이 거대해지는 결과를 낳았다는 지적이다. 정작 이용자를 묶어둘 게임 내 콘텐츠에 대한 투자는 적었다.

마케팅비도 문제다. 이 회사의 올해 1분기 광고선전비는 208억원으로 전분기(166억원) 대비 25.2% 증가했다. 캐주얼게임 특성상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낮은데 최근 신작 '오븐스매시'도 호응을 얻지 못하면서 전사실적까지 흔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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