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팀이 반복적인 실험 없이 금속의 소재적 특성을 수 초 안에 예측하는 AI 모델을 개발했다.
한국재료연구원은 민경문·최성환 재료공정연구본부 박사 연구팀이 금속 소재의 미세조직 정보만으로 금속 판재의 특성을 예측하는 해석 모델을 개발했다고 28일 밝혔다. 금속 판재의 변형 과정을 빠르고 정확하게 예측해 자동차·배터리용 금속 소재의 성형 공정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금속 판재는 자동차 차체, 배터리 케이스 등으로 널리 사용하지만, 실제 성형 과정에서 찢어짐이나 주름, 두께 감소 등이 발생할 수 있어 까다롭다. 소재가 방향에 따라 어떻게 변형되는지 예측하는 과정이 필요한데 이를 위해선 반복적으로 물성 시험을 수행하거나 계산량이 많은 고정밀 해석 모델을 사용해야 했다.
연구팀은 금속 소재의 미세조직 정보 중 금속 내부를 이루는 작은 결정 단위인 '결정립'에 주목했다. 금속 판재는 수많은 결정립으로 이뤄져 있는데, 제조 공정을 거치면서 내부의 결정립은 특정한 방향으로 배열된다. 같은 금속이라도 힘을 가하는 방향에 따라 늘어나거나 변형되는 정도가 다른 건 결정립의 배열 방향이 다르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금속마다 다른 변형 특성을 수치화했다. 컴퓨터가 각 결정립의 배열 방향 정보를 기반으로 금속별로 미세한 변형 특성을 계산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실제 스테인리스강, 산업용 알루미늄 합금, 고순도 구리 등 다양한 금속 소재에 이를 적용한 결과 모델은 기존 고정밀 해석 모델의 예측 성능을 유지하면서도 계산 시간을 수 시간에서 수 초 단위로 크게 줄였다.
민 박사는 "금속 소재의 미세조직 정보만으로 성형 특성을 신속하게 예측할 수 있는 효율적인 해석 방법"이라며 "자동차·배터리·전자 부품용 금속 판재의 공정 설계 시간과 비용을 줄이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했다.
이번 연구는 NST(국가과학기술연구회) 융합연구단사업의 지원을 받았다. 연구 성과는 국제 학술지 '인터내셔널 저널 오브 플라스티시티'에 2월 온라인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