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 10만기 더 띄우는 머스크…우주서 데이터센터 짓는 진짜 이유

윤지혜 기자, 이찬종 기자, 김소연 기자
2026.06.11 05:00

[MT리포트]우주 AI 공장이 온다(상)

[편집자주]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가 12일(현지시간) 나스닥 시장에 상장한다. 스페이스X의 상장은 스타링크, 스타십, xAI를 하나로 묶어 우주에 거대 AI 인프라, 우주데이터센터를 구축하려는 장기 구상의 시작점이기도 하다. 공상과학소설 같은 스페이스X의 청사진이 차세대 AI 산업의 해법이 될 지 점검해본다.

우주데이터센터 노리는 머스크, 위성 10만기 더 띄운다, 왜?

선박에 스타링크 어댑터를 설치한 모습./사진=스타링크

저궤도 위성통신이 국내 해상 필수 인프라로 자리잡았다.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스페이스X의 우주 데이터센터 가동이 시작됐다는 평가다.

9일 선원기금재단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국가필수·지정 선박' 300척 가운데 약 87%인 260척이 스페이스X의 저궤도 위성통신 서비스 '스타링크'를 도입했다. 외국인 선원 비중이 확대되는 가운데 국가 비상사태 시 동원되는 '국가 필수·지정 선박'은 한국인 선원의 의무 승선 비율이 높아 이번 스타링크 지원 최우선 대상이 됐다.

일반 국적 외항선사가 보유한 선박 309척은 선원기금재단의 비용 지원 대상이 아닌데도 스타링크와 원웹 등 저궤도 위성통신 서비스를 앞다퉈 도입했다. 전체 738척 가운데 77%인 569척이 저궤도 위성통신 기반 초고속 인터넷을 활용한다.

스타링크는 지난해 12월 한국에 상륙해 6개월만에 이같은 성적표를 내놨다. 망망대해에서도 안정적인 인터넷 사용을 원하는 젊은 선원들이 늘었기 때문이다. 실제 SK텔링크에 따르면 스타링크 도입 후 가입자는 기존 대비 36% 증가했고, 선박 내 데이터 사용량은 최대 4배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재단 관계자는 "한국인 선원의 근무 환경을 개선하는 동시에 전시 등 비상 상황에서도 실시간 통신과 선박 제어권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스타링크 미이용 선박은 주로 해외에 장기 체류하는 특성상 아직 국내에 입항하지 못해 설치하지 못한 경우다. 정부와 재단은 스타링크 이용요금 지원 기간 연장 및 대상 선박 확대 여부를 올 하반기 논의할 예정이다.

하늘길도 예외는 아니다. 대한항공을 비롯해 아시아나항공, 진에어, 에어부산, 에어서울 등 국적 항공사들이 올 3분기부터 스타링크를 본격 도입할 예정이다. 아메리칸항공, 유나이티드항공, 카타르항공, 루프트한자, 에어프랑스 등 글로벌 대형 항공사들 역시 스타링크와 기내 와이파이 계약을 체결하며 '인플라이트(In-flight) 커넥티비티' 확보에 나섰다.

가파른 성장세는 글로벌 지표에서도 확인된다. 지난달 기준 스타링크의 글로벌 유료 가입자는 전년 동기 대비 106% 급증한 1030만명을 기록했다. 스타링크의 공격적인 확장은 향후 구축할 우주 데이터센터의 사전 포석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스타링크는 저궤도 위성 약 1만기를 쏘아올려 164개국을 아우르는 초저지연 고속 통신망을 구축했다. 머스크는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기존보다 성능이 10~20배 향상된 차세대 '버전3'(V3) 위성을 10만기 배치한다는 계획이다. 단순 지상망 보조수단을 넘어 우주 데이터센터를 지탱할 핵심 백본망을 선점하기 위해서다. 우주 데이터센터에서 연산·처리한 데이터를 스타링크의 광 통신망을 통해 전세계 단말기로 실시간 전송하는 형태다.

태양서 안정적 에너지…'무한의 공간'서 '무한의 힘' 얻는다

스페이스X '우주 AI 공장' 구상/그래픽=김현정

"우리의 임무는 생명체가 다(多)행성에서 살 수 있도록 필요한 시스템과 기술을 구축하고 우주의 본질을 이해하는 것이다."

공상과학 영화에나 등장할 법한 이 문구는 오는 12일(현지시간) 기업공개(IPO)를 앞둔 스페이스X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투자설명서(S-1) 머릿글이다. 이를 현실적인 언어로 바꾸면 '우주에서 통신망과 발사체를 구축하고, 무한에 가까운 태양에너지와 초저온 우주 환경을 활용해 AI 인프라를 만들겠다'는 뜻이다.

S-1에서 스페이스X는 이르면 2028년부터 '궤도 AI 데이터센터'(Orbital AI Data Center)' 위성을 발사해 우주DC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또 스스로를 '지구 AI 인프라의 한계를 우주로 확장해 해결하는 기업'으로 규정했다.

이같은 구상이 등장한 배경에는 지상 AI 데이터센터(AIDC)의 한계가 있다. 생성형 AI 확산으로 GPU(그래픽카드) 수만 개가 동시에 가동되면서 전력과 냉각 수요가 폭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데이터센터는 공랭식 또는 수랭식 냉각 방식을 사용한다. 하지만 공랭식은 막대한 전력을 소모하고, 수랭식은 DC 한 곳당 수백만 리터의 물이 소모된다. 여기에 수백MW(메가와트)급 전력 공급을 위한 송전망과 변전소 증설 과정에서 전자파 우려와 경관 훼손 등으로 주민 반발도 커진다.

스페이스X는 해결책을 우주에서 찾는다. 우주에 사실상 무한한 에너지원인 태양이 존재해 장시간 안정적으로 에너지를 확보할 수 있다. 소유권 문제도 없다.

또 우주는 영하 270도 수준의 극저온 진공 환경이다. 데이터센터에서 발생한 열을 복사 방식으로 우주에 방출해 냉각 효율을 높일 수 있다. 실제 유럽과 미국에선 우주DC 개념 검증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다.

스페이스엑스의 스타링크 위성 분포도./사진= satellitemap.space 캡처

연관성이 낮아보였던 저궤도 위성통신 스타링크, xAI 사업도 우주DC를 중심으로 퍼즐이 맞춰진다. 스타링크가 돈을 벌고, 스타십이 우주 물류망을 구축하며, xAI가 수요를 창출하고, 우주 데이터센터가 이를 수용하는 거대한 AI 공장 구상이다.

스타링크는 캐시카우이자 미래 우주 AI 인프라의 통신망을 맡는다. 지난해 매출 114억달러(약 17조원), 영업이익 44억달러(약 6조원)를 기록한 스페이스X의 핵심 수익원이다. 업계에서는 스타링크가 향후 우주 데이터센터와 지상 이용자를 연결하는 '우주판 해저케이블' 역할을 할 것으로 본다. 1만기 이상 위성을 운영하며 축적한 전력 관리·자율운용 기술 역시 우주DC에 활용될 수 있다.

xAI는 우주 데이터센터의 첫 번째 수요처로, AI 모델 학습과 추론에 필요한 연산 수요를 제공한다. 우주DC의 현실성을 높인 핵심 기술은 스타십의 재사용 발사체다. 스페이스X는 팰컨9과 팰컨 헤비에 재사용 기술을 적용하며 우주 발사 비용을 과거 ㎏당 약 2만달러에서 현재 약 1400달러로 90% 이상 낮췄다. 스페이스X는 장기적으로 이를 수십달러로 낮출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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