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00억 상생안 무산…배민·쿠팡이츠 "소상공인 지원 기회 사라져"

김평화 기자
2026.06.18 12:00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8일 서울 서초구 aT센터에서 열린 2025 배민파트너페스타에서 참관객들이 매장 관리 노하우를 살펴보고 있다. 2025.12.08. jhope@newsis.com /사진=정병혁

공정거래위원회가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의 동의의결 신청을 기각하면서 배달앱 업계 안팎에서 아쉬움이 나온다. 양사가 제안한 상생 지원안 규모는 총 3600억원에 달했지만, 동의의결 절차가 무산되면서 입점업체와 소상공인에게 직접 돌아갈 수 있었던 지원책도 사라졌다는 지적이다.

동의의결은 사업자가 자진 시정안과 피해구제 방안을 제시하면 공정위가 위법 여부를 최종 판단하지 않고 사건을 종결하는 제도다. 배민과 쿠팡이츠는 최혜대우 요구 등 공정위가 문제 삼은 사안을 바로잡고 입점업체 지원책을 집행하겠다는 방안을 냈지만, 공정위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사건은 향후 본안 심의와 제재 절차로 넘어가게 됐다.

배민은 최혜대우 요구 폐지, 가게배달 품질 및 정산능력 제고, 가게배달과 배민배달의 동일 기준 노출 등을 시정조치로 제시했다. 여기에 3년간 수수료 부담 완화책 100억원, 배달비 지원안 510억원 등을 포함해 총 3000억원 규모 상생 방안을 냈다.

배민은 "시장의 경쟁질서를 빠르게 회복하고 소상공인을 직접 지원할 수 있는 동의의결 신청이 무산된 점에 대해 아쉽게 생각한다"며 "공정위 시정방안의 핵심이 입점 업주의 수익성 개선에 있다고 보고 상생 방안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쿠팡이츠도 와우매장 선정기준 표시 삭제, 와우매장 제도와 무료배달 혜택 연계 정책 폐지 등 시정 조치를 선제적으로 시행했다. 또 수수료·배달비 지원과 상생협력 기금 약 400억원을 포함해 총 600억원 규모 상생안을 제안했다. 이는 공정위가 언급한 쿠팡이츠 관련 과징금 예상 규모 250억~420억원을 웃도는 수준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기각으로 배달앱과 입점업체 간 갈등이 실질적 해법 없이 공회전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양사의 상생 자금은 수수료 부담 완화, 배달비 지원, 쿠폰비 지원 등 입점업체가 체감할 수 있는 방식으로 쓰일 수 있었지만, 제재 절차에서 과징금이 부과될 경우 해당 금액은 국고로 귀속된다.

소상공인 단체들도 아쉬움을 나타냈다. 앞서 소상공인연합회, 전국상인연합회, 한국외식업중앙회,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전국카페사장협동조합 등 5개 업주단체는 공정위에 배민의 동의의결안 지지 입장을 전달한 바 있다.

류필선 소상공인연합회 전문위원은 "이번 기각 결정으로 소상공인들이 즉시 체감할 수 있는 지원 기회가 무산된 것은 납득하기 어려운 결론"이라고 말했다. 고장수 전국카페사장협동조합 이사장도 "현장에 가장 시급한 것은 과징금 처분이 아닌 하루라도 빠른 실질적 지원"이라고 했다.

업계 관계자는 "입점단체별 요구안도 다른 상황에서 일괄적 수수료 상한제는 역효과 우려가 있다"며 "중소상공인을 우선 지원하는 방식 등 새로운 틀에서 대안을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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