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비가 그쳤다고? 다행이네. 저녁부터 다시 온다는데 어떡해."
지난 3일 오전 11시, 일본 후쿠오카 텐진 역 지하상가는 무거운 배낭을 멘 관광객과 점심을 먹으러 나온 정장 차림의 직장인들로 북적였다. 열흘간 이어진 장맛비가 그치자 모처럼 바깥나들이에 나선 시민들이 몰리며 발 디딜 틈 없이 붐볐다. 두세 걸음만 떨어져도 목소리가 들리지 않을 만큼 소란스러운 지하상가였지만, 휴대전화 너머로 들려온 어머니의 걱정 어린 목소리는 또렷하게 들렸다.
LG유플러스는 지난 5월 일본에서 MVOIP(모바일인터넷전화) 기반 로밍 서비스 '로밍콜'을 시작했다. LTE·5G 등 무선망을 활용한 인터넷 음성 통화 서비스로, 카카오의 '보이스톡'과 유사하다. 다른 점은 일반 전화와 동일한 방식으로 쓸 수 있다는 것이다. 받는 사람의 화면에도 거는 사람의 전화번호가 찍힌다.
로밍콜은 무료다. 로밍 요금제 가입자는 '익시오'(ixi-O) 앱으로 전화를 걸거나 받으면 무료 통화가 가능하다. 로밍 미가입자도 호텔 등에서 와이파이를 연결하면 무료로 통화할 수 있다. 다만 삼성 전화 등 디바이스 앱으로 전화를 걸면 로밍콜이 미적용되고 요금을 내야 하기 때문에 사전 설정이 필요하다.
로밍콜은 걸기 전은 물론, 거는 중에도 '무료'라는 표시를 띄워 이용자의 불안감을 해소했다. 전화를 걸면 "지금 거신 전화는 발신자에게 국제전화요금이 부과되지 않습니다"라는 안내도 나온다. 현지 네트워크가 불안할 때는 관련 알림도 보내준다. 다만 받는 사람의 휴대전화에는 별도 표시가 보지 않는다.
LG유플러스는 현재 일본에서만 가능한 로밍콜 서비스를 하반기 내 동남아, 중국, 유럽 등을 포함해 약 100개국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또 한국·일본 간 통화 외에도 같은 나라 간 통화도 지원할 예정이다. 다만 베트남과 일본 간 통화 등 타국간 전화는 불가하다.
LG유플러스가 일본을 첫 서비스 국가로 삼은 건 번화가, 관광지, 대중교통, 공항 등 다양한 환경에서 서비스를 점검할 수 있어서다. 텐진역 지하상가 외에 후쿠오카 대표 관광지인 오호리 공원과 후쿠오카 공항 로비에서 한국으로 로밍콜을 걸어봤다. 전화를 받은 20대 지인은 "기존 모바일인터넷전화보다 품질이 훨씬 좋고 잘 들려서 일반 통화와 다를 바 없다"며 "비싼 국제 전화 요금을 내야 하는 줄 알고 걱정했다"고 답했다.
LG유플러스는 그간 축적한 통신 기술과 노하우로 품질을 높였다. 김대호 LG유플러스 AI프로덕트라이브 담당은 "해외 네트워크 환경은 통제할 수 없는 만큼 완벽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목표는 아니"라면서도 "인터넷 속도, 통화 단절률 등을 실시간 모니터링해 이용자 안내, 현지망 전환 등 대응 방안을 빠르게 도출하겠다"고 설명했다.
로밍콜은 올해 초 진행한 이용자 대상 정성 조사와 NPS(고객경험) 분석 결과에 기반해 기획됐다. 김 담당은 "이용자들은 로밍 가격도 부담이지만, 얼마나 나올지 모른다는 '불안함'에 로밍을 이용하지 못하고 있었다"며 고민하지 않고 무료로 통화할 수 있는 서비스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LG유플러스는 이외 추가 기능도 도입할 예정이다. 예를 들어 현재 로밍 이용자에게 전화를 걸면 상대방이 해외 로밍 중이라는 안내가 나오는데, 이 안내를 끌 수 있는 기능을 추가한다. 해외 체류 중이라는 사실을 알리기 싫은 이용자를 배려하기 위해서다. 시차가 큰 국가에 체류 중이라는 사실을 알려주는 안내를 설정해 한밤중 전화를 받는 불편함도 피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