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가 AI(인공지능)를 활용해 반도체와 시스템 설계를 자동화하는 기술을 대폭 강화했다. 삼성을 비롯한 글로벌 반도체·설계 기업들도 이를 활용해 칩 설계와 검증 효율을 높이고 있다.
엔비디아는 엔지니어링용 '엔비디아 에이전트 툴킷'에 AI 물리 플랫폼 'PhysicsNeMo(피직스네모)'와 GPU(그래픽처리장치) 가속 라이브러리 'CUDA-X(쿠다-X)'를 추가했다고 27일 밝혔다.
이번 업데이트로 AI는 단순히 코드를 작성하는 수준을 넘어 물리 시뮬레이션과 복잡한 계산을 수행하며 반도체 설계와 검증을 지원할 수 있게 됐다. 엔비디아는 이를 통해 칩 개발 기간을 단축하고 설계 생산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새롭게 추가된 쿠다-X 라이브러리는 대규모 물리 시뮬레이션과 양자화학 계산을 GPU에서 빠르게 처리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피직스네모는 AI가 실제 물리 법칙을 반영해 시뮬레이션을 수행하고 설계 결과를 예측할 수 있도록 돕는 플랫폼이다. 이를 통해 엔지니어는 반복적인 설계와 검증 작업을 AI에 맡기고 제품 개발 속도를 높일 수 있다.
엔비디아는 자체 오픈 AI 모델 'Nemotron(네모트론) 3 울트라'의 반도체 설계 성능도 강화했다. 이 모델은 칩 설계에 필요한 RTL(Register Transfer Level) 코드 생성 벤치마크에서 오픈 모델 가운데 최고 수준의 성능을 기록했다. 기업들은 자체 데이터를 활용해 모델을 추가 학습시키거나 사내 서버에 직접 구축해 활용할 수도 있다.
글로벌 기업들의 도입도 확대되고 있다. 케이던스와 시놉시스, 지멘스는 엔비디아 기술을 활용해 AI 기반 반도체 설계 자동화를 추진하고 있으며, 삼성은 'cuLitho'와 쿠다-X를 활용해 계산 리소그래피 성능을 최대 20배 높였다. 또 피직스네모를 적용해 최대 100억개 셀 규모 칩의 열응력을 분석하고 있다. 삼성과 TSMC, 시놉시스는 양자화학 라이브러리 'cuEST'를 도입해 관련 계산 속도를 최대 50배 높였다고 엔비디아는 설명했다.
티모시 코스타 엔비디아 컴퓨테이셔널 엔지니어링 총괄 부사장은 "엔지니어링은 중요한 전환점을 맞고 있다"며 "AI가 이제 물리학과 시뮬레이션, 설계 도구를 활용할 수 있게 됐다. 개발자는 물리학을 기반으로 추론하고 복잡한 시뮬레이션을 수행하는 AI 엔지니어를 구축해 칩과 시스템 설계를 혁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