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PBS(연구과제중심제도) 폐지 이후 과학기술 정부출연연구기관 개편을 고심 중인 가운데 공공과학기술연구노동조합(공공과기노조), 출연연과학기술인협의회총연합회(연총) 등은 "실질적인 변화가 없다"며 연일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29일 공공과기노조는 세종 과기정통부 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과기정통부가 지난달 공개한 '포스트-PBS 세부 이행 방향'만으론 연구 현장이 변화를 체감할 수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과기정통부는 2030년까지 출연연 인건비를 100% 출연금화하되, 기존 출연연 사업 구조를 '전략연구사업' 등 국가적 대형 임무 중심으로 개편하는 안을 내놨다. 외부 수탁과제가 줄어드는 만큼 수탁 규모와 연동해 지급해 온 연구수당은 '우수성과' 중심의 차등 보상제로 개편할 예정이다. 내년도 출연연 임금 상승률은 잠정 3.9% 수준이다.
공공과기노조는 이같은 안에 대해 "소규모 수탁과제는 줄인 상황에서 대형 전략연구사업에 선정돼야만 연구자가 연구할 수 있는 구조"라고 비판했다. 연구자 간 과도한 수탁 경쟁을 줄이기 위해 PBS를 폐지했는데, 전략연구사업이 신설되며 이전과 규모만 다른 새로운 경쟁이 시작됐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모든 출연연 연구자에게 기초 연구를 수행할 기회도 보장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3.9%로 책정된 임금인상률에 대해서도 "정부는 2030년까지 출연연 처우개선을 추진한다고 했지만, 결국 공공부문 공통 인상률 수준에 그쳤다"며 "기존 연구수당을 우수성과 중심 차등보상으로 재편하는데, 재원 총액도 늘지 않으면 결국 일부 연구자의 임금은 줄어들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성과보상금을 신규 재원으로 분리할 것을 제안했다.
정부가 출연연 신진연구자 채용 규모를 연 600명 내외로 확대하고 연구 일자리를 2030년까지 2200명 규모로 늘리겠다고 하면서도 실질적인 로드맵은 내놓지 않은 데 대해서도 "(제5차 과학기술인재 기본계획에) 방침만 담겼을 뿐 구체적인 규모는 추후 발표로 남겼다. 23개 출연연별 정원 순증 목표를 공개해야 한다"고 했다.
연총 역시 "10년 넘게 미뤄온 출연연 처우 정상화 안이 2027년도 예산에도 담기지 않았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특히 연구수당 개편안에 대해 "연구수당을 성과 연동형으로 전환하는 방향이 구체적인 보전 방안 없이 현장과 괴리돼 논의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연구수당이 그간 사실상 임금 형태로 지급돼 온 만큼 일부 연구자의 실질소득이 줄어들 거란 우려다.
기관평가에서 우수 평가를 받은 기관에 한해 연구직 현원 중 1%에 고액 상여금을 지급하는 안에 대해서도 "우수한 성과에 대해 별도 예산으로 상여금을 지급한다는 취지는 공감하나, 협력을 요구하면서 보상은 개인 단위로, 그것도 극소수에게만 집중하는 방식은 정책 방향과 맞지 않는다"고 했다.
과기정통부는 지난 22일 한국기계연구원을 끝으로 23개 출연연 대상 정책설명회를 마쳤다. 수렴한 의견을 반영해 11월 출연연 중장기 로드맵을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