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원자력으로 움직이는 선박이라고요?"
28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B홀에서 열린 '스마트 에너지 플러스(SMART ENERGY PLUS·SEP) 2026'에서 한국원자력연구원이 선보인 차세대 MSR(용융염원자로) 기반 선박에 관람객들의 눈길이 쏠렸다.
MSR은 SMR(소형모듈원자로)의 종류 중 하나다. 불소, 염소 등이 섞인 용융염에 핵연료 물질을 녹여 연료로 쓴다. 선박의 탄소배출 제한이 강화되며 SMR 선박이 조선업계의 주목을 받자, MSR 기술 개발에도 가속도가 붙는 추세다.
SMR 선박은 화석연료와 달리 운항 시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는다. 또 복잡한 구동장치를 원자로 하나에 넣었기 때문에 공간 효율성도 높다. 선박에서 연료 탱크가 차지하던 자리를 크게 절약할 수 있다는 의미다. 다양한 SMR 노형 중에서도 특히 MSR이 주목받는 건 안전성이 높으면서도 탄소 배출량이 적고 에너지 효율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한국도 원자력연 주도로 2035년 1호 MSR 기반 '원자력 선박' 건조에 착수할 계획이다. 범부처 R&D(연구·개발) 사업 'K-문샷 프로젝트'(이하 K-문샷)의 12대 미션 중 하나다.
원자력연은 오랜 기간에 걸쳐 MSR 핵연료 제조 기술을 자체 개발해왔다. 사용후핵연료 재활용을 위한 '파이로프로세싱' 기술을 개발하며 공정에 사용되는 고온 용융염 기술을 축적했는데, 이 과정에서 MSR 핵연료 제조·정제, 용융염 화학·물성 평가 등 핵심 원천기술까지 확보했다.
연구 성과는 MSR 선박 개발로 이어지고 있다. 원자력연이 HD현대중공업, HD한국조선해양, 현대글로비스, 지마린서비스와 함께 개발한 'MSR 적용 자동차 운반선'의 개념설계가 지난 6월 로이드선급(LR)의 기본승인(AiP)을 획득했다. AiP는 새로운 선박 설계 방식이나 기술이 국제 규정과 안전 기준에 적합하다고 선급이 인정하는 상징적 절차다. AiP를 획득했다는 건 MSR을 실제 선박에 적용하기 위한 첫 단계를 넘겼다는 의미다.
원자력연 관계자는 "2012년 원자력연이 세계 최초로 표준설계인가를 받은 SMR '스마트'(SMART)가 육상을 책임진다면, 해상은 MSR이 이끌게 될 것"이라며 "한국 원자력 기술이 경쟁력을 확보하고 세계 시장으로 진출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