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리베이트 처벌 강화…"제약 영업이 얼어붙는다"

김명룡 기자
2015.01.02 06:30

쌍벌제 강화·대형 리베이트 발표·상품권 조사 등 영업에 악재 산재

의사가 의약품 처방 대가로 불법 리베이트(뒷돈)를 받다가 적발될 경우 처벌을 대폭 강화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제약 영업현장이 크게 얼어붙을 수 있는 조치로 제약사 실적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새누리당 류성걸 의원은 불법 리베이트로 적발된 의료인의 처벌기준을 현행 '2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에서 '5년 이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 벌금'으로 강화하는 의료법·약사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류 의원은 "정부는 의약품 불법 리베이트에 따른 국민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리베이트 쌍벌제 등 다양한 제도를 도입하고 있으나 리베이트 관행이 뿌리 뽑히지 않고 있다"며 "리베이트에 대한 처벌을 더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류 의원은 "부당이익을 취득한 자는 형법상 배임수증죄에 준하는 처벌을 받게 해 잘못된 관행을 바로 잡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법안은 2010년 처음 도입한 리베이트 쌍벌제(준 사람과 받은 사람을 동시에 처벌하는 제도)를 더욱 강화한 것이다. 리베이트 쌍벌제 도입이후 병원들이 아예 제약사 영업사원의 출입을 막는 사례가 많아, 영업사원들은 병원 영업에 큰 어려움을 호소해왔다.

제약사 한 관계자는 "병원마다 의사들이 제약사 영업직원을 만나지 않으려 할 것"이라며 "의사들을 만나지 못하면 영업할 방법이 따로 없고 새로운 전문약의 기능을 알리는 것도 위축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미 지난 7월부터 제약사 직원이 의사에게 2회 이상 리베이트를 주다가 적발되면 해당 의약품을 건강보험 급여목록에서 삭제하는 '투아웃제'를 시행해 제약사 영업활동은 크게 위축된 상황이다.

검찰이 고려대 안산병원 호흡기내과 리베이트 관련 수사 결과를 조만간 발표할 예정인 것도 제약업계를 긴장시키고 있다. 검찰은 지난 11월부터 고대 안산병원의 리베이트 사건을 수사해 왔다. 일부 대형 제약사를 포함해 6~7개 제약사가 처벌대상이 될 전망이다. 여기에 지난 11월부터 국세청이 대대적으로 제약사들 상품권 사용 내역을 조사하고 있어 소명자료를 제출하지 못한 제약사를 중심으로 정부의 리베이트 조사가 다시 착수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제약사들은 매년 해오던 연간 사업계획도 제대로 세우지 못하고 있다. 제약사 한 임원은 "리베이트 단속이 강화되면서 정상적인 영업활동도 하지 못할 정도로 상황이 위축되고 있다"고 밝혔다.

대형 제약사들 실적은 이미 영업활동 위축 영향을 받고 있다. 동아에스티와 한미약품 등 주요 제약사들은 지난해 하반기 실적이 크게 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보라 동부증권 연구원은 "상위 제약사의 처방 점유율이 계속 하락하면서 사상 최저수준까지 떨어졌다"며 "리베이트 규제 강화 이후 복제약의 성장도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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