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첫 국산 신약… 고지가 보인다

안정준 기자
2016.06.23 03:30

['바이오코리아' 세계로 간다]③-2 셀트리온·녹십자·신라젠 등 유망 치료제 임상실험 한창

[편집자주] 바이오 의약품 산업이 국가 미래 핵심 먹거리 사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한미약품의 대규모 기술수출과 셀트리온의 바이오시밀러 램시마는 이미 손에 잡히는 성과를 낸다. 한미약품의 '틈새시장 전략'과 셀트리온의 '패스트 팔로워 전략'은 현재 관련 시장에서 세계 최고 수준이다. 이른바 '한국형 바이오 모델'이다. '한국형 바이오 모델'은 올해를 기점으로 세계 최대 바이오시장 미국에 본격 진출한다. 미국 시장에서의 성패 여부는 '한국형 바이오 모델' 글로벌 도약의 가늠좌가 될 것이며 '세계 최초 바이오신약' 개발이라는 최종 목표의 가교가 된다. 이에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세계 최대 바이오박람회 '바이오 인터내셔널 컨벤션'의 현장과 글로벌 바이오산업의 요람 '샌프란시스코 바이오클러스터'의 속살을 들여다보고 '바이오 코리아'의 현주소와 미래를 조명해 보고자 한다.

'한국형 바이오산업 모델'은 이미 신약 개발 단계에 접어든 상태다. CMO(바이오의약품위탁생산), 바이오시밀러(바이오복제약)부터 단계를 밟아온셀트리온과한미약품,녹십자등 정통 제약사는 물론 기술력 있는 바이오벤처까지 '바이오코리아'는 세계 첫 신약 개발을 위한 연구개발(R&D)에 한창이다.

장신재 셀트리온 생명공학연구소장은 "신약을 통한 미래 먹거리 발굴에 이미 착수한 상태"라며 "신약은 이미 세계시장 공략에 돌입한 바이오시밀러를 넘어서는 파괴력을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셀트리온은 현재 5개 항체바이오신약 물질을 연구 중이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독감)' 치료제 'CT-P27'과 바이오베터 유방암 치료제 'CT-P25', 유방암·폐암 치료제 'CT-P04', B형 간염치료제 'CT-P24', 광견병 치료제 'CT-P19'다.

이 가운데 가장 개발속도가 빠른 것은 'CT-P27'이다. 현재 임상 2상 단계다. 'CT-P27'은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독감바이러스에 대한 항체(항원과 반응해 면역반응을 일으키는 물질) 치료제다. 바이러스(항원)의 표면단백질과 결합해 바이러스가 증식하는 역할을 막는다. H1N1, H2N2, H5N1, H9N2 등 항원에 효과가 있는 항체 'CT-P22'와 H3N2, H7N2 항원을 치료하는 항체 'CT-P23'가 서로 간섭을 일으키지 않게 혼합하는 것이 기술의 핵심이다.

장 소장은 "예방 목적의 백신과 달리 항체를 효과가 곧바로 나타나는 치료제"라며 "현재 제넨텍 등 글로벌 주요 바이오사도 비슷한 치료제 개발에 나선 상황"이라고 말했다.

녹십자는 대장암 면역치료제 'GC1118A'의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다. 'EGFR'(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라는 암세포 성장을 촉진하는 신호전달 단백질을 차단해 대장암을 치료하는 구조다. 미국 바이오기업 임클론이 개발한 '얼비툭스'와 비슷한 구조다. 얼비툭스는 연 매출 2조원이 넘는 블록버스터(판매효과가 막대한 의약품)이다.

박두홍 녹십자 종합연구소장은 "GC1118A 항체가 EGFR에 결합해 암 성장 신호를 억제하는 부위는 얼비툭스와 다르다"며 "얼비툭스 항체의 결합 부위는 제한적이어서 항암 효과가 높지 못한데, GC1118A은 결합 부위를 늘려서 치료 효과를 높이려 한다"고 설명했다.

얼비툭스의 대장암 환자 치료 효과는 20% 수준으로 알려졌다. 같은 신호전달 물질을 억제하지만, 억제 범위를 넓혀 세계 의료계의 '미충족 수요'를 가져오겠다는 것이 'GC1118A'의 개발 목표다.

바이오벤처 신라젠은 '우두바이러스'를 이용한 간암치료제 '펙사벡'을 개발 중이다. 펙사벡은 현재 글로벌 21개 국가에서 임상 3상이 진행 중이다.

펙사벡의 원리는 이렇다. TK(티미닌 키나아제) 효소를 제거한 우두바이러스를 환자에 투여하면 바이러스는 몸 안에서 TK효소를 찾아다니다가 이 효소가 풍부한 암에 달라붙어 TK효소를 빼앗아 증식한다. TK효소를 빼앗긴 암덩어리는 더 이상 증식하지 못하고 파괴된다.

특히 펙사벡의 적응증(치료 대상 질환)인 간암은 현재 바이엘의 '넥사바' 외에는 치료제가 없을 만큼 개발 수요가 높다. 펙사벡이 출시될 경우 파괴력은 가늠하기 힘들다는 것이 업계 평가다. 효능은 이미 임상 2상에서 상당부분 확인된 상태다. 환자 35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 2상에서 23명의 암세포가 줄었고 2명은 아예 암이 사라졌다.

문은상 신라젠 대표는 "간암 이외의 적응증에 대한 임상도 일부 진행한 상태"라며 "펙사벡의 임상 3상이 마무리 된 뒤 적응증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관련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