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집단 이탈 14일째이자 정부가 법적 조치를 집행하기로 한 첫날인 4일, 국내에서 가장 큰 병원인 '빅5' 병원에선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
머니투데이가 4일 빅5 병원(서울대·세브란스·서울아산·삼성서울·서울성모병원)에 전공의 복귀 현황과 입원률·수술건수 변화 여부에 대해 문의한 결과, 전공의 복귀 움직임은 없거나 미미한 수준이고, 입원율과 수술률 모두 많게는 50%까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아산병원 관계자는 "전공의 복귀 움직임은 아직 없다"며 "집단 이탈 전보다 4일 현재 입원율이 절반 정도로 줄었고, 수술이 늦춰지거나 취소된 게 전체 수술 예정 건수의 절반 정도"라고 설명했다.
서울성모병원은 수술건수가 전공의 집단 이탈 사태 이전보다 30~40% 감소했고, 입원율은 20~25% 줄었다. 서울성모병원 관계자는 "전공의 복귀 인원에 대해 정확하게 파악하기 어렵지만 매우 미미한 수준인 것 같다"며 "4일 오전 11시 복지부 직원이 현장 점검에서 실제 이탈 인원과 근무 인원을 파악해갔다"고 귀띔했다.
세브란스병원은 "입원율은 큰 변화가 없다"면서도 "수술 건수는 전보다 40~50% 줄었다"고 밝혔다. 삼성서울병원 관계자는 "수술 건수는 이전과 비교해 절반 내외에서 매일 변동 중"이라고 언급했다. 세브란스병원·서울대병원·삼성서울병원 관계자들은 "전공의 복귀 인원을 확인해주기 어렵다"고 했다.
빅5 병원의 응급실 상황은 어땠을까? 중앙응급의료센터의 종합상황판 시스템을 확인했더니 4일 오후 4시 기준, 빅5 병원 응급실(일반용) 모두 '빨간 불'이 켜진 상태다. 이는 응급실 내 남은 병상이 50% 미만이라는 뜻으로, 응급실이 꽉 차 대기 환자가 있는 경우도 포함된다.
서울대병원 응급실은 44명이 대기 중이다. 병상이 26개 있는데 응급환자 70명이 몰렸기 때문이다.
세브란스병원 응급실은 병상이 20개인데 2개만 남아 '빨간불'이 켜졌다. 이 병원 응급실 의료진이 119 구급대원에게 보낸 메시지엔 모두 합해 10개로, 빅5 중 가장 많다. 메시지에 따르면 위장관 응급내시경은 비상이다. 위장관 응급내시경은 갑자기 피를 토한 사람이 위 내부를 급하게 살펴봐야 할 때 시행하는데, 이 병원 응급실에선 이 검사가 필요한 성인 가운데 신환(새 환자)은 수용할 수 없다고 한다. 또 이 내시경 검사가 필요한 영유아 환자도 인력(의료진)이 부족해 정규시간 외엔 받을 수 없다.
그뿐 아니라 심근경색 환자의 막힌 혈관을 뚫어주는 시술인 재관류 중재술의 경우 '인력 부족'으로 부분적으로만 응급 시술을 겨우 할 수 있는 상황이다. 게다가 콩팥이 망가진 환자에게 긴급하게 진행하는 응급투석은 '인력 부족'으로 평일 오전 8시부터 오후 6시까지만, 기관지 응급내시경(성인)은 정규시간(오전 7시~오후6시) 내에만 가능한데 이마저도 새 환자는 예외다.
서울성모병원 응급실은 27개 병상 가운데 6개만 비어 있는데, 얼굴이 찢어지는 등 단순 열상을 입은 환자는 24시간 수용 불가라는 메시지가 뜬 상태다. 이는 칼에 베이거나 뾰족한 물체에 피부가 찢어지는 등 열상을 입은 환자가 이곳 응급실에 찾아왔더라도 24시간 내내 진료받을 방법이 없단 얘기다.
서울아산병원은 응급실 병상 11개 가운데 2개만 남아 있는데, 봉합이 필요한 환자는 수용 불가하다는 메시지가 떴다. 삼성서울병원은 응급실 병상 59개 중 12개만 남아 있다.
한편 복지부가 100개 수련병원을 점검한 결과 지난달 29일 오전 11시 기준, 사직서 제출자는 9981명이고 근무지를 이탈한 전공의는 8945명(소속 전공의의 72%)인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1~3일 복귀자 수는 복지부가 별도로 발표하지 않았지만 '미미하다'는 게 병원 관계자들의 전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