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LB의 간암 신약 '리보세라닙'에 대한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품목허가 결정이 임박한 가운데 주식시장에서 이 회사의 주가가 급등락하고 있다. 신약승인과 관련한 미확인 정보에 HLB주가의 변동성이 커지는 현상도 나타난다. 허가가 이뤄질 경우 글로벌 임상부터 FDA 허가 절차까지 국내 기업이 직접 수행한 첫 번째 국산 항암제가 되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회사의 가치가 급락할 수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HLB의 표적항암제 '리보세라닙'과 중국 항서제약의 면역항암제 '캄렐리주맙' 병용요법에 대한 FDA의 허가 여부가 오는 20일까지 결정될 예정이다. 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미확인 정보까지 퍼지면서 HLB 주가의 변동성이 커지는 현상도 나타났다.
이날 코스닥 시장이 열리자마자 HLB의 주가는 20% 급락해 6만7600원까지 떨어졌다. 지난주부터 텔레그램 등을 통해 FDA 허가와 관련된 확인되지 않은 정보가 확산한 것이 그 배경으로 추정된다. 이에 대해 HLB는 공식 입장문을 통해 "FDA는 아직 어떠한 결정도 내린 게 없으며 결정통보가 오는 즉시 유튜브를 통해 공지할 계획이니 루머에 휘둘리지 않으시길 당부드린다"고 밝혔다.
HLB는 2023년 5월 FDA에 '리보세라닙+캄렐리주맙' 병용요법에 대한 품목허가를 신청했지만 지난해 5월 보완요구서한(CRL)을 받으며 FDA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FDA는 CRL을 통해 항서제약의 캄렐리주맙 제조공정과 일부 임상 사이트에 대한 실사 진행 불발 등을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HLB는 지난 9월 다시 품목허가를 신청해 제조·품질관리(CMC) 실사까지 마친 상태다. CMC 실사보고서(EIR)은 아직 수령하지 않았다.
HLB는 이미 미국 시장에 제품을 출시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HLB 관계자는 "허가를 받으면 3분기부터 미국에서 직판으로 판매할 계획으로 현재 영업 인력을 모집하고 있다"며 "최소한으로 필요한 인력은 다 확보를 해놓았다"고 말했다. FDA의 허가 여부와 관계없이 국내와 유럽 품목허가 신청도 연내에 진행할 예정이다.
FDA 허가는 지난해 FDA가 CRL을 통해 지적한 부분을 완전히 해결했는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HLB는 지난 1월 마무리된 CMC 실사를 통해 원점부터 모든 걸 다시 점검했다고 밝혔다. HLB 관계자는 "구체적인 내용은 항서제약의 영업비밀이라 공개가 어렵다"면서도 "작년엔 10가지 정도의 지적을 받고 그에 대한 답을 했는데 올해 실사에서는 작년에 비해 더 경미한 3가지의 지적이 있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도널트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국 견제가 FDA 승인과 판매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캄렐리주맙이 중국 제약사의 제품인 데다 HLB의 제품인 리보세라닙이 중국에서 생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HLB 관계자는 "허가 과정에서 중국 견제로 인한 불이익은 전혀 없었다"며 "중국에서 생산되고 있는 약물의 원가 자체도 경쟁력이어서 아직은 항서제약에서 생산하는 것이 가장 적합하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시장에 안착한 이후에는 HLB 제약을 통해 라보세라닙을 생산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리보세라닙+캄렐리주맙이 FDA 허가를 받더라도 높은 치료 중단율과 부작용 비율, 그리고 경쟁사의 마케팅을 뛰어 넘어야 한다는 점이 숙제로 남아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경쟁사인 브리스톨마이어스스퀴브(BMS)는 지난 7일 면역 항암제 '옵디보'와 '여보이' 병용요법이 유럽에서 진행성 간세포암(HCC)의 1차 치료제로 승인됐다는 소식을 전하기도 했다. '옵디보+여보이' 병용요법은 현재 같은 적응증으로 FDA의 평가를 받고 있으며 오는 4월21일까지 승인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다.
리보세라닙+캄렐리주맙은 이보다 앞선 지난 2월 유럽종양학회(ESMO)가 발간한 '간세포암 진단·치료 가이드라인'에 1차 치료제로 등재된 바 있다. 미국과 유럽에서 품목허가를 받기 전에 1차 치료제로 등재된 것은 이례적인 일이어서 FDA 허가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며 주가가 급등하기도 했다.
이선경 SK증권 연구원은 "FDA보다 보수적인 EMA에서 A등급 17%, B등급 83%로 권고했다는 것은 고무적"이라며 "고려해야 할 사항이 많으나 환자들에게 다양한 옵션을 제공하기 위한 목적 및 항체+항체 병용요법 대비 저렴한 가격에 대한 이점이 있다는 것은 긍정적 요인"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