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젤, RSU까지 도입하며 '애브비 DNA' 이식…글로벌 시장 정조준

김선아 기자
2025.10.14 16:19

'보톡스' 애브비 출신 캐리 스트롬 영입하며 장기 인센티브 정책 'RSU' 첫 도입
글로벌 전략 재수립으로 미국 시장 공략 가속화…소규모 M&A 추진 탄력 기대감도

휴젤 전체 매출 중 국내 및 수출 비율 추이/디자인=임종철

휴젤이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 도입과 함께 애브비 전 수석 부사장을 첫 번째 글로벌 최고경영자(CEO)로 영입하며 새로운 글로벌 전략 수립에 나선다. 끊이지 않는 매각설과 내수 매출 감소로 인한 단기 실적 우려가 제기되는 가운데 장기적인 시각으로 미국 시장 공략에 총력을 기울이겠단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휴젤은 지난 13일 캐리 스트롬 전 애브비 수석 부사장을 글로벌 CEO로 선임했다. 그는 2011년 엘러간 에스테틱스(이하 엘러간)에 처음 합류했으며 2020년부터 지난 2월까지 약 5년간 엘러간 글로벌 총괄 사장을 역임했다. 엘러간은 세계 최초의 보툴리눔 톡신 '보톡스'를 개발한 회사로, 2020년 애브비에 합병됐다.

휴젤은 캐리 스트롬 글로벌 CEO를 영입하며 약 320억6476만원 규모의 스톡옵션과 5만4006주의 RSU을 부여했다. RSU는 부여 시점의 주가에 따라 주식의 가치가 결정되는 만큼 장기근속 등을 이끌어낼 수 있는 인센티브 제도로 평가된다. 캐리 스트롬 글로벌 CEO는 부여 시점으로부터 2년, 3년, 4년 후에 정해진 비율대로 자기주식을 교부받을 예정이다.

휴젤이 지난 9월 장두현 전 보령 대표를 신임 대표집행임원으로 선임한 데 이어 글로벌 CEO 직책을 신설하고 신규 인센티브 제도까지 도입한 데엔 매각설 등으로 잡음이 끊이지 않는 회사 안팎의 상황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회사는 이번 글로벌 CEO 선임을 통해 중장기 전략을 새로 수립하며 글로벌 사업에서 뚜렷한 성과를 내겠단 의지를 강하게 드러냈다.

최근 증권업계에선 휴젤의 올해 3분기 실적이 국내 매출 감소 등으로 컨센서스(시장 전망치)를 하회할 것이란 전망과 함께 목표주가를 하향 제시하는 분석도 나온다. 이날 종가 기준 휴젤의 주가는 26만5500원으로, 지난 7월 역대 최고가를 기록한 이후 하향세를 보이고 있다. 당시 5조원까지 넘보던 시가총액은 최근 3조2000억원대까지 내려왔다.

최근 국내 보툴리눔 톡신 및 히알루론산(HA) 필러 시장은 포화 상태에 접어들고 있단 평가가 나오며 이전과 같은 성장세를 이어가긴 어려운 상황이다. 올해 2분기 휴젤의 국내 톡신 및 필러 매출은 약 25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 감소한 바 있다. 다만 전체 매출에서 국내 매출 비중이 점차 줄어드는 대신 북·남미 등에서 높은 매출 성장세가 확인된 만큼 회사는 글로벌 시장 공략에 집중해 성과를 낼 계획이다.

위해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톡신 가격 경쟁이 심화되고 있으며 일부 기타 지역(ROW) 국가에서도 한국 기업 간 가격 경쟁이 시작된 것으로 추정한다"며 "다만 톡신 최대 시장인 북미와 중국 수출은 아직 견조하다"고 말했다. 이어 "매출 추정치 하향에 따른 결과로 목표주가를 39만원으로 10% 하향한다"고 덧붙였다.

업계에서도 미국과 중국 등 주요 국가의 보툴리눔 톡신 시장 잠재력은 여전하단 전망이 지배적이다. 특히 미국 보툴리눔 톡신 시장에서 애브비 보톡스와 입센 '디스포트' 등이 프리미엄 브랜드로 자리잡은 가운데 중저가 시술로 수요가 이동하고 있어 가격 경쟁력이 높은 국내 제품이 틈새시장을 파고들 것이란 기대감이 높다. 또한 휴젤은 미국 다음으로 큰 중국 보툴리눔 톡신 시장에 국내 기업 중 유일하게 진출해 중저가 제품을 위주로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캐리 스트롬 글로벌 CEO의 합류로 휴젤이 연초부터 밝혀 온 글로벌 인수합병(M&A) 및 파트너십 체결 계획에도 탄력이 붙을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그는 향후 주주총회를 통해 이사회에 참여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휴젤은 대표집행임원체제로 대표집행임원이 이사회의 결정사항을 실행하고 보고하는 구조다. 한편 베네브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이뤄지고 있는 보툴리눔 톡신 '레티보'(국내 제품명 보툴렉스)의 미국 판매 구조는 변동 없이 유지될 예정이다.

휴젤 관계자는 "생산 거점이 국내에 있는 만큼 제약산업 이해도가 높은 장두현 대표가 국내 사업장에 대한 운영 책임을 지며 전사 경영을 담당하고, 캐리 스트롬 글로벌 CEO가 이를 공유받으면서 글로벌 사업 전반을 총괄하며 추가적 성장을 지원한다"며 "휴젤은 포트폴리오 확장 차원에서 톡신과 필러 등 기존 파이프라인에 볼트온 전략으로 추가적 성장을 도모하기 위한 M&A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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