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의무복무·위반 시 면허취소' 공공의대법…"지역의사제와 뭐가 다른가" 비판도

홍효진 기자
2025.11.20 16:31

'공공의대 신설법' 국회 법안소위 통과 못해
공공의대 양성인력, 지역에 10년간 의무복무
의협 정부·국회에 반대의견 제출

의과대학 증원 정책에 반발해 집단 사직했던 전공의들이 수련병원에 복귀한 지난 9월1일 서울 시내의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들이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부가 지역의사제와 함께 의료 정책으로 제시한 '공공의료사관학교'(이하 공공의대) 신설 관련 법안이 국회에 계류됐다. 구체화한 정부 모델이 밝혀지지 않은 만큼 공공의대의 법적 근거 마련 절차도 숨 고르기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이 가운데 의료계에선 "공공의대법 자체가 지역의사제와의 차별점이 거의 없다"며 "불필요한 낭비"란 비판이 나온다.

20일 국회·의료계에 따르면 전날(19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법안제2심사소위원회는 더불어민주당 박희승·김문수 의원이 각각 대표 발의한 △공공보건의료대학 설립·운영에 관한 법률안 △공중보건장학을 위한 특례법 전부개정법률안을 심의했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심의 과정에선 정부의 공공의대 모델이 구체적으로 제시되지 않아 공청회 개최 등 세부 논의가 필요하단 의견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두 법안은 공공의대에서 학비 등 지원을 통해 인력을 양성한 뒤 지역 의료기관에 10년간 의무 복무하도록 하는 골자는 같다. 박 의원이 대표 발의한 법안은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공공의대를 '신설', 졸업 후 의무 복무 기간에서 전문의 수련 기간의 일부를 인정한다. 김 의원의 대표 발의안은 시도별 '공공보건의료인력양성의대'(이하 양성의대)를 '지정'해 인력을 양성하는 게 주 내용이다. 보건복지부장관이 특별시·광역시·도 및 특별자치도별로 의대가 있는 하나 이상의 대학을 양성의대로 지정하되, 국립의대를 우선으로 지정하도록 하는 법안이다.

다만 공공의대 설립을 두고 의사들의 반발이 거세다. 일단 현재까지 나온 법안만 봐도 지역의사제와의 차이점이 뚜렷하지 않다. 이르면 2027학년도부터 적용될 지역의사제는 의대 신입생 중 일정 비율을 '지역의사 선발전형'으로 뽑은 뒤, 졸업 후 10년간 해당 지역 내 의료기관에서 의무 복무하게 하는 제도로 20일인 이날 복지위에서 관련 법안이 통과됐다. 10년이란 의무복무 기간도 같고 학비 등 지원과 위반 시 지원금 반환·면허 취소 등 불이익 조항까지 동일해, 지역의사제와 공공의대가 함께 도입됐을 때의 명확한 부가 효과가 없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공공의과대학(공공의대) 관련 주요 법안. /그래픽=이지혜 디자인기자

이에 대한의사협회(의협)는 최근 국회와 복지부에 더불어민주당 김문수·서미화 의원이 각각 대표 발의한 전남 공공의대 설치 특별법에 대해 반대 의견서를 전달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김 의원은 법안에 국립목포대·국립순천대에 '연합형통합의대'를 설치하는 내용을, 서 의원은 국립전남통합대에 의대를 설치하고 대학병원까지 설립하는 내용을 담았다. 의협 의견서엔 △의대 신설 비용의 재원 마련 문제 △양성하는 의사 인력의 목적성 △지역의사제와의 역할 중첩 우려 등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김성근 의협 대변인(가톨릭의대 외과 교수)은 기자와 통화에서 "새로운 의대를 신설할 때는 의대 설립 자체를 비롯해 교수요원 채용과 실습병원 확보가 가장 기본 틀"이라며 "이 틀을 갖추는 데만 해도 수천억원의 비용이 필요한데 1·2·3차 의료 중 어떤 의사 양성을 목표로 하겠단 것인지조자 모호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있는 의대도 기초의학(해부학·생리학·병리학 등)교실은 교수요원 확보가 어려워 구성 자체가 불가능할 정도"라며 "이런 상황에서 인구와 환자 수가 적은 지방에 의대와 병원을 만든다고 운영이 제대로 될지도 의문이다. 무엇보다 공공의대 개념 자체도 지역의사제와 차별점이 없다"고 꼬집었다. 의협은 정부·국회에 공공의대와 지역의사제 등 유사한 정책 간 차이를 설명해달라고도 요구했지만, 법안을 발의한 의원들과 정부 간 의견이 다르고 정부도 명확한 모델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단 입장이다.

최안나 강릉의료원장은 "기존에 이미 있는 의사들이 전공과목을 살려서 소신 진료를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게 우선"이라며 "강릉을 예로 들면 응급의학과 공중보건의사(공보의)가 부족해 정선 지역 공보의가 당직을 서주겠다고 해도 행정구역상 그게 불가능하다. 이러한 규제를 완화해 있는 인력자원을 효율적으로 재배치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먼저"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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