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 이식이 필요한 어머니를 위해 수개월에 걸쳐 체중 10㎏을 감량한 아들의 사연이 전해졌다. 수술을 성공적으로 끝낸 어머니와 아들은 건강히 퇴원해 일상에 복귀했다.
11일 가천대 길병원에 따르면 고려인 3세 장마리나씨(48·여)는 최근 아들 A씨(26)로부터 지난 2월11일 간 이식 수술을 받고 같은 달 27일 건강한 모습으로 퇴원했다.
우즈베키스탄에서 태어난 장씨는 한국인 남편 A씨와 단란한 가정을 꾸려 20년 넘게 한국에서 생활해왔다. 그러나 성공 가도를 달리던 남편의 사업이 어려워졌고 3년 전부터 장씨의 간세포암 투병이 시작되며 삶은 달라졌다. 여섯 차례의 색전술, 고주파 치료, 방사선 치료 등 병마와 싸우고 있던 장씨에게 남은 마지막 선택지는 간 이식뿐이었다.
이에 아들 A씨는 지난해 11월 장기이식센터 재상담 도중 간 이식을 결심했다. 다만 검사에서 지방간이 확인돼 수술을 위한 상태 개선이 필요했다. 이에 A씨는 수개월에 걸쳐 10㎏의 체중을 감량해 1·2차 기증자 검사를 모두 통과했다.
장씨는 "지방간 등으로 건강이 온전치 못한 아들은 어린 여동생을 위해서라도 어머니가 건강해야 한단 생각에 이식을 결심했다"며 "마냥 어리게만 봤던 아들이 그 누구보다 가족들을 위한단 생각에 가슴이 뭉클했다"고 말했다.
주치의 김두진 외과 교수의 총괄 아래 지난달 11일 외과 최상태 교수와 양재훈 교수가 집도의로 참여해 생체 간이식 수술이 시행됐다. A씨의 생체 간을 복강경으로 추출한 뒤 이를 다시 실시간으로 장씨에게 이식하는 고난도 수술이었다. 일반 간이식보다 복잡하고 장시간이 소요되는 수술이었다.
장씨를 집도한 최상태 교수는 "실시간으로 공여받은 간의 수많은 미세 혈관을 찾아서 이어주며 최상의 상태를 유지하도록 해야 하는 복잡하고 어려운 수술이었다"며 "환자의 신체에 자연스럽게 자리 잡도록 큰 노력이 필요한 긴박한 상황이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10시간에 이르는 긴 수술은 의료진 수십명의 협력 덕분에 성공적으로 이뤄졌다. 장씨뿐 아니라 공여자 A씨의 건강도 이상이 없었다. 회복을 마치고 지난 2월27일 퇴원한 장씨는 매우 건강한 상태로 알려졌다. A씨 역시 기증한 간 대부분을 회복한 상태로 건강한 일상을 보내고 있다.
A씨를 집도한 양재훈 교수는 "공여자의 간 3분의2 정도를 절제해 환자에게 기증한 만큼 A씨의 기증 수술 후 관리에 더욱 신경 썼다"며 "다행히 A씨는 현재 잔존 간의 기능 대부분을 회복하고 건강한 일상을 영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수술을 총괄한 김두진 교수는 "공여자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 속 아들이 수개월의 준비 끝에 어머니에게 간이식을 진행한 사례"라며 "공여자와 수혜자인 모자를 동시에 수술하며 건강을 담보해야 하는 고난도 수술이지만 간이식 팀의 헌신으로 성공했다"고 말했다.
장씨는 "헌신적으로 치료해 준 의료진에 감사하다"며 "아들이 간을 기증해줘 다시 태어날 수 있었다. 남은 생은 가족을 위해 살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