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봄은 예전과 다르다는 말이 어색하지 않다. 초미세먼지가 연일 나쁨 수준인 데다, 기후 온난화로 일교차가 10도를 크게 웃돌기 십상인데, 이럴 때 유독 괴로운 부위가 '눈'이다. 여기에 습도가 10~20%에 머물 정도로 심하게 건조한 데다, 꽃가루까지 날아들면 눈은 사방에서 공격받는 꼴이다.
이런 봄철 눈 건강을 위협하는 '3대 불청객'이 안구건조증, 알레르기 결막염, 유행성 각결막염이다. 흔하다고 방치했다간 시력이 떨어지거나 각막이 손상당할 수 있다. 순천향대서울병원 안과 이수연 교수의 도움말로, 봄철 3대 눈 질환에 대처하는 법을 알아본다.
안구건조증은 눈물이 부족하거나 눈물의 질이 떨어지면서 이물감, 충혈, 시야 흐림 같은 증상으로 나타난다. 콕콕 찌르는 통증, 가려움, 뻑뻑함, 쓰라림 같은 증상도 나타날 수 있다. 이 교수는 "특히 장시간 스마트기기를 사용하면 눈을 깜빡이는 횟수가 줄면서 증상이 심해진다"고 설명했다.
안구건조증 환자들은 "눈에 모래알이 들어간 듯 뻑뻑하다", "눈앞에 뭐가 낀 것처럼 침침하다", "눈이 너무 피로하다", "자고 일어날 때 눈 뜨기가 힘들다"는 식으로 불편감을 호소하는데, 눈 감으면 증상이 사라지는 게 특징이다.
이 병을 막으려면 눈을 자주 깜빡이고 인공눈물을 적절히 사용해야 한다. 실내 습도는 40~60%를 유지하고, 가습기나 젖은 수건을 활용해 주변 환경이 건조하지 않게 관리하는 게 좋다. 단순한 피로로 여겨 방치하기 쉽지만, 심한 경우 각막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장시간 독서나 TV 시청, 컴퓨터 작업할 때 눈이 피곤하고 건조해지기 쉬우므로 수시로 인공눈물·안약을 눈에 넣어주면 좋다. 일부 약(신경안정제, 혈압강하제, 골다공증 호르몬제, 항히스타민제 등)은 장기간 사용하면 안구건조증을 악화하므로 의사와 상의해 조절하는 게 좋다.
알레르기 결막염은 흔히 날씨가 따뜻해지고 건조해질 때 증상이 나타난다. 알레르기 결막염 환자 10명 중 7명은 알레르기비염, 천식, 아토피피부염 등 다른 알레르기 질환을 앓고 있다. 미세먼지·꽃가루에 노출되면서 나타나는 알레르기 결막염은 극심한 가려움과 충혈을 동반한다. 이때 눈을 비비면 각막에 상처가 생길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대표 증상은 가려움증과 눈이 붉어지는 증상(결막충혈)이다. 보통 양쪽 눈에서 가려움과 함께 끈적끈적한 점액성 분비물, 이물감, 눈물 흘림, 눈부심 등의 증상을 호소한다. 알레르기 결막염 중에서도 봄철각결막염 환자는 따뜻해지는 계절에 매우 심한 가려움을 호소한다. 끈끈하고 실 같은 점액성 분비물과 각막의 염증으로 인한 눈부심, 눈꺼풀처짐, 눈꺼풀연축이 발생할 수 있다.
염증이 심한 경우 결막에 흉터를 남기거나 각막을 침범해 산재성(여기저기 흩어짐) 표층 각막염, 표층 각막궤양이 발생할 수 있다. 신생혈관과 함께 각막에 흉터를 남길 수도 있다.
가려움증이 심할 때는 냉찜질이 도움 되며, 증상이 지속되면 전문의의 처방을 받아 항히스타민제 등을 점안해야 한다. 인공눈물은 염증매개물과 알레르기항원을 희석하고 알레르기 원인 물질과의 접촉을 줄여주며 원인 물질의 재유입을 막는 장벽 역할을 하므로 경증 알레르기결막염에 효과적이다.
유행성 각결막염은 주로 아데노바이러스에 감염되면서 생긴다. 아데노바이러스 8·19 형이 주원인이지만 3·4·7·8 ·37 등 여러 아형으로 발생할 수도 있다. 감염자는 눈에 이물감이 느껴지거나 눈이 따갑고, 눈부심, 시력 저하, 과다한 눈물 흘림 등 증상을 호소한다. 바이러스에 감염된 눈 쪽의 귀 앞 림프샘이 붓고, 발열·두통·피로감 등 전신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감염자의 눈에서 나오는 분비물, 감염자의 눈을 만진 손·수건·세면도구·침구 등의 매개체를 통해 감염되기 쉽다. 바이러스가 눈 표면에 도달하면, 결막·각막 상피세포에 침투해 증식하면서 결막염·각막염을 일으킨다.
결막·각막에 바이러스가 침투해 감염된 후 4~10일(평균 7일)간 잠복했다가 증상이 나타난다. 증상이 나타나면 2주 후 자연스레 호전되지만, 심하면 3~4주간 증상이 이어질 수 있다. 대부분 별다른 후유증을 남기지 않지만, 염증반응이 심하면 영구적인 결막 흉터, 결막붙음증(염증으로 인해 눈꺼풀결막과 눈알 결막이 붙는 것), 눈꺼풀 처짐, 각막혼탁으로 인한 시력 저하를 초래할 수도 있다.
가렵다고 눈을 비비지 말고, 냉찜질하거나 냉장 보관한 인공눈물을 점안하는 게 도움이 된다. 이 교수는 "손 씻기를 철저히 하고 수건·안경 등 개인용품은 반드시 분리해서 사용해야 한다"며 "드물게 각막 혼탁 등 후유증이 남을 수 있으므로 초기에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게 안전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