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강력한 자산, 보스턴 성공원리와 결합해야"

박미주 기자
2026.07.07 10:13

보건산업진흥원, '보스턴 바이오 클러스터' 성공 비결 분석 보고서 발간

사진= 보건산업진흥원

한국보건산업진흥원 바이오헬스정책연구센터가 세계 최고 바이오 클러스터(산업 집적지)의 성공 요인을 분석하고 우리 산업의 발전 방향을 제시한 '보스턴 바이오 생태계 분석을 통한 창업 및 클러스터 모델 연구' 보고서를 발간했다고 7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정부의 바이오헬스 국가전략산업 육성 기조 속에서 세계 1위 바이오 클러스터인 미국 보스턴-케임브리지의 성공 원리를 심층 분석하고, 이를 국내에 적용할 수 있는 구체적인 정책 대안을 도출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연구책임자인 박순만 박사가 최근 5년간 진흥원 미국 지사장으로 보스턴 현지에 상주하며 바이오 생태계를 직접 관찰하고 소통한 경험을 담아, 기존의 단순 문헌·통계 분석을 넘어 현장 감각과 깊이 있는 분석을 녹여냈다.

보고서는 보스턴이 세계 최고 클러스터로 자리매김한 근거를 핵심 지표로 제시했다. 보스턴이 위치한 매사추세츠주는 바이오제약 고용 인원 11만 7108명, 관련 국내총생산(GDP) 420억달러(약 64조2300억원), 미국 최대 규모의 실험실 공간(6320만 sq.ft.)을 보유하고 있다. 글로벌 신약 파이프라인(신약후보물질)의 6.4%(2071건)을 차지하고 있다.

미국 인구의 2%에 불과함에도 미국 국립보건원(NIH) 전체 연구비의 9.3%(2024년 34억6000만달러)를 확보하고 있다. 매사추세츠 종합병원(MGH) 한 곳이 수령하는 NIH 연구비만 6억5500만달러(약 1조원)에 달해 병원 기반 연구의 세계적 허브임을 입증했다.

보고서는 보스턴의 성공을 이끈 5대 핵심 작동 원리로 △밀도 △공공의 위험 분담 △병원의 연구개발(R&D) 플랫폼화 △인재의 순환 △정책의 연속성을 꼽았다.

아울러 모더나를 키워낸 벤처창출 전문기업 '플래그십 파이오니어링'의 사례, 약 1억5000만달러 투자가 33억달러의 로열티 수익(약 22배)으로 이어진 버텍스-낭포성섬유증재단(CFF)의 '벤처필란트로피' 모델, 인수합병(M&A)을 통한 회수 모델 등을 다각도로 조명했다. 특히 오스코텍·제노스코가 보스턴에서 개발해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레이저티닙(렉라자) 등을 분석했다.

한국 바이오 생태계의 현황과 과제도 다뤘다. 보고서는 우리나라의 바이오 R&D 공공자금의 총량은 결코 작지 않으나, 클러스터가 지역별로 분산돼 있고 다부처에 흩어진 정책을 총괄·조정하는 기능이 미흡했다고 지적했다. 다만 지난 4월 출범한 '국가바이오혁신위원회'가 이 같은 한계를 극복하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평가했다.

보고서는 △(단기) 바이오 창업 인프라와 전문 경영자원의 네트워크화 및 대학·병원·기업을 잇는 '삼각 연계 모델' 구축 △(중기) 바이오 클러스터 전담 조정·지원 기구 설립 검토 △(장기) 민간 주도 자생적 순환 구조로의 전환을 제시했다. 또 반드시 새 기관을 신설하기보다는 정책 조정하는 위원회와 이를 현장에서 실행하는 전담기관으로 역할을 나누고 기존 조직의 기능을 활용하는 방안을 우선 검토할 것을 제안했다.

박순만 박사는 "보스턴이 축적한 50년 역사와 켄달 스퀘어의 연구 밀도는 단기간에 복제할 수 없는 고유한 자산이지만, 밀도·공공 위험분담·병원 플랫폼·인재 순환·정책 연속성이라는 5대 작동 원리는 보편적으로 적용 가능하다"며 "세계 1위의 바이오시밀러(CDMO) 제조 역량, 전 국민 건강보험 데이터, 세계보건기구(WHO)가 지정한 글로벌 바이오 인력양성 허브 지위 등 한국만의 강력한 자산을 보스턴의 성공원리와 결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보스턴은 어디까지나 참조 모델일 뿐이며, 대한민국 바이오 클러스터는 단순한 복사본이 아닌 고유한 경쟁력을 갖춘 글로벌 혁신 거점으로 성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보고서는 진흥원 누리집(홈페이지) 내 '동향과 정보 - 바이오헬스정책연구' 게시판에서 전문을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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